교육청·교육부 예산주체 이견 팽팽… 양측 교부금 문제서도 끝없는 충돌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보육대란’이 당장 현실화될 우려가 나오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팽팽해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양측이 부딪치는 첫 번째 지점은 ‘예산 지원의 주체’다. 교육청은 어린이집의 관할이 보건복지부인 만큼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복지부가 지원하는 게 옳다고 본다. 하지만 교육부가 올 10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고쳐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 지원은 교육감의 의무’라고 못박으면서 논란이 됐다.
장휘국(광주교육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24일 “지방재정교부금은 교육기관을 지원하는 예산”이라며 “보육기관인 어린이집 지원을 위한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 교육청이 지원하는 것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입법 취지에서도 벗어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 책임이 교육청에 있다고 맞선다. 교육부 관계자는 “누리과정은 2012년부터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령 등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원해 오던 사업”이라며 “지방재정법령에 따라 교육감이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할 예산”이라고 반박했다.
두 번째 충돌 지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부족’ 부분이다. 교육부는 교육청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보내고, 교육청은 이를 토대로 예산을 편성한다. 내년 전국 교육청에 지원되는 교부금은 41조 2000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1조 8000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교육청은 “인건비 자연증가분이 1조 2000억원에 이르고 지방채 원리금 상환액 증가분도 4000억원에 이르렀다”며 “교육청의 빚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규모가 2011년 35조 3000억원에서 2015년에는 14조 1000억원이 늘어난 49조 4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4조 1000억원 늘어난 39조 4000억원에 그쳤다. 10조원이나 차이가 날 정도로 예상이 크게 빗나갔지만 누리과정 예산은 급격히 늘었다. 이청연 인천교육감은 “교부금은 늘지 않고 누리과정 예산은 급속히 늘면서 대부분 교육청이 빚을 내 이를 채워 왔다”며 “현재 대부분의 교육청이 빚이 많아 교육사업은 거의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 교육청의 지방채 규모는 2012년 2조 769억원에서 올해 10조 6188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교육청이 예산 편성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내년도 지방교육재정은 교부금이 1조 8000억원 증가했고 불필요한 학교 신설을 줄여 1조원 정도를 감축했다. 교원 명예퇴직 수요도 최근 3년간 상당히 해소돼 이 부분에서도 4000억원가량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12-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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