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수당 인상 협상 최종 결렬…전국 초·중·고 4601개교 급식 중단
“며칠 불편해도 괜찮아요”… 조리사 파업 지지하는 학생들
‘우리 학생회는 조리사분들의 파업을 지지합니다.’ 지난달 28일 광주전자공고 학생들이 급식 업무를 하는 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며 점심시간 피켓을 들었다. 조리사들이 파업하면 사흘간 밥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학생들은 “조금 불편해도 된다”고 했다. “점심을 책임지는 조리사님들의 외로운 싸움을 보고만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이유였다. 학교 등 공공 부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약 5만명은 3일부터 사흘간 임금 인상,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다.
광주전자공고 학생회 제공
광주전자공고 학생회 제공
●“기본급 6.24% 올려야” “1.8% 인상” 팽팽
2일 교육부와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장소를 옮겨 가며 6시간 가까이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연대회의는 기본급 6.24% 인상과 근속수당 등 각종 수당 지급 때 정규직과 차별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또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공무원 최하위 직급 80% 수준’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교육당국은 기본급 1.8% 인상을 제안했다.
초·중·고교의 급식조리사와 돌봄전담사, 교무행정사 등 비정규직 노동자 약 4만명이 3~5일 파업에 나설 전망이다.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약 38만명)의 10.5% 규모다. 또 공공기관 청소·경비 노동자 등 공공 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1만여명도 파업에 동참한다. 이들은 3일 오후 1~6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연 뒤 청와대로 행진할 계획이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100만명 가까운 (무기계약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임금, 상여금, 휴가, 복리후생 등에서 차별을 받다 보니 공공 부문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계급사회로 바뀌었다”면서 “20년 이상 지속된 이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 총파업의 요구”라고 말했다.
●사흘간 조리사·돌봄전담사 등 5만명 동참
교육부에 따르면 3일에는 전국 4601개 학교가 급식을 중단한다. 급식 대상학교 1만 426개교 중 44.1%다. 2797개 학교가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체하고 635개교는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다. 964개교는 기말고사나 단축수업 등으로 급식을 실시하지 않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9-07-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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