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30주년] ‘5월 정신’ 계승 어떻게

[5·18민주화운동 30주년] ‘5월 정신’ 계승 어떻게

입력 2010-05-17 00:00
수정 2010-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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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에 저항·공동체 실현이 5월 정신”

‘5월 정신’은 현실 정치에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다. 최근 천안함 사건으로 야기된 남북대결 문제 해결에 ‘평화’의 정신을 보태는 것이다. 사회 양극화 문제도 나눔문화 확산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남 등 정치·사회적 갈등 요인도 1980년 당시 ‘하나됨’의 공동체 실현으로 극복할 수 있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에게도 ‘5월의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 곳곳에서 인권과 민주화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폭력과 이에 맞서는 민중들의 힘겨운 싸움이 진행 중이다.

한국은 가장 짧은 기간 안에 압축적으로 민주화와 경제적 성장을 이뤄냈다. 제3세계 국가들은 그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와 광주로 몰려든다. 5·18 정신의 세계화를 위한 절호의 찬스다. 이 기회에 각종 학술대회를 유치하고, 5·18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서적 발간 등이 시급하다.

가치 확산에 앞서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한다. 역사의 격량 속에 몸을 내던져야만 했던 5·18 피해자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그것이다. 일시적 현금 보상과 유공자 대우를 받고 있지만 일부는 아직도 육체·정신적 충격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광주에서는 상당수의 ‘5·18 정신 이상자’들이 거리를 떠돌기도 했다. 대부분 머리를 다친 후유증으로 실성한 사람들이다.

실제로 많은 피해자들이 그날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 가산 탕진과 가정 해체는 또다른 2차 피해자를 낳고 있다. 정신적 장애를 앓거나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에 대한 실질적인 생활 대책이 시급하다.

지역사회의 정서적 통합과 가치 공유도 선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5·18을 품격 높은 브랜드로 활용할 수 있다. 장년기에 접어든 만큼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

박만규 전남대 5·18연구소장(역사교육학과 교수)은 “5·18은 불의에 대한 저항과 나눔의 공동체 실현이 핵심이고 저항의 밑바닥에는 민주·인권·평화란 가치가 자리하고 있다.”며 “이런 보편적 가치를 확산하고 인류 평화를 꾀하는 것이 궁극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2010-05-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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