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카카오 전대표 “음란물 유포 차단조치 다했다”

이석우 카카오 전대표 “음란물 유포 차단조치 다했다”

입력 2015-12-15 11:31
수정 2015-12-1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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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재판서 혐의 부인…“법규정 모호, 명확성·포괄위임금지 원칙 위배”

아동 이용 음란물 유포를 막기 위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이석우(현 조인스닷컴 공동대표) 전 카카오 대표가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 6단독(신원일 판사) 심리로 15일 열린 첫 재판에서 이 전 대표 변호인은 “이번 사건의 쟁점은 아동 이용 음란물이 유포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헌법적 가치와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것”이라는 말로 변호를 시작했다.

변호인은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대표로서 아동 음란물 유포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처벌 대상으로 삼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규정이 모호하고 죄형 법정주의에 따른 명확성의 원칙과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고인은 음란물 유포 차단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다했고 상당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위법 의식도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17조 1항은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서 아동 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해 대통령으로 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발견된 음란물을 삭제하고 전송을 방지 또는 중단하는 기술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온라인서비스 제공자는 3년 이하의 징역,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법조항은 사전 삭제 및 차단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해 헌법이 규정하는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구성요건과 그 법적 결과인 형벌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게 변호인의 주장이다.

재판부는 이날 이 전 대표를 상대로 인정신문과 검사의 공소제기 요지 진술, 검찰과 변호인 측 쟁점 정리 등 모두 절차를 진행했다.

재판의 쟁점은 크게 두가지로 정리됐다.

하나는 관련 법상 처벌 대상인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카카오인데, 그 법인 대표자를 처벌하는 게 가능한 지 여부다.

또 하나는 관련 법 규정에 음란물 유통을 막기 위해 기업이 해야 할 사전적 기술 조치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만큼 관련 시행령과 규정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재판 시작 10분 전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도 판사의 인정신문 외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재판이 끝나고 나서도 침묵으로 일관한 채 법원을 떠났다.

그는 지난해 6월 14일∼8월 12일 ㈜카카오의 정보통신망서비스 ‘카카오그룹’을 통해 유포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과 관련, 사전에 전송을 막거나 삭제할 수 있는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달 4일 불구속 기소됐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의무 위반 혐의를 받았다. 법인이 아닌 대표자가 이 혐의로 기소되기는 처음이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22일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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