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돈 푼다던 ‘왕서방’ 어디로 갔나

증시에 돈 푼다던 ‘왕서방’ 어디로 갔나

입력 2011-05-05 00:00
수정 2011-05-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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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국계 6개월 만에 매도우위”차익실현 나선 듯…더 두고봐야”

지난달 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19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자 증권사들은 앞다퉈 중국계 자금의 유입으로 추가 상승을 점쳤다.

하지만 코스피가 급등한 4월 한 달 동안 중국계 자금은 오히려 6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해 소위 ‘왕 서방’에 대한 부푼 기대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중국계 자금이 6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서 955억원을 순매도했다.

룩셈부르크(1조83억원)와 영국(8천723억원) 등 유럽계를 중심으로 외국인이 모두 4조4천203억원이나 순매수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총 9천799억원을 순매수한 중국계 자금은 올해 들어 3월까지 매달 2천억원 이상 매수우위를 보이며 위력을 과시했다.

1월에는 2천958억원, 2월에는 2천221억원, 3월에는 2천5억원 순매수로 꾸준한 매수세를 유지했기 때문에 4월 순매도 전환은 더 갑작스럽게 여겨진다.

김경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지자 중국계 자금이 일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2주 동안 세계 금융자금이 미국 2차 양적완화 종료 후 달러 강세에 대비해 선진국 쪽으로 환류한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4월 초 ‘왕 서방은 국내 주식을 얼마나 더 살까’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 해외펀드의 한국 투자 비중이 단기간 내에 약 13%까지 상승해 최소 6조원 이상 자금이 국내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이에 “중국의 외환보유고와 내부 유동성을 감안하면 국외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하반기에는 중국계 자금이 주요 수급 주체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기존 전망을 고수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주가가 많이 올라 단기적으로 비중을 줄였을 것이다. 중국계 자금이 순매도로 기조를 아예 바꿨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비슷한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다만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중국계를 포함한 외국인이 증시를 주도할 만큼 공격적으로 주식을 살 것인지 장담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왕 서방’의 위력이 다소 과대평가 돼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계 자금이 추세적 순매수를 기록할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국내 증시 수급의 중심은 여전히 미국계나 유럽계 자금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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