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드레스코드 벗는 특급호텔들

깐깐한 드레스코드 벗는 특급호텔들

입력 2011-05-13 00:00
수정 2011-05-1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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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이 4개월간 재단장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열면서 대표 레스토랑인 ‘나인스게이트’의 깐깐한 드레스코드(복장규정)를 없앤다고 12일 밝혔다. 이 식당은 1924년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프랑스 식당 ‘팜코트’가 전신으로, 그동안 손님에게 정장에 넥타이를 갖춰 입을 것을 권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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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간 굳건히 지켜온 복장규정을 왜 갑자기 없애는 걸까.

최근 신라호텔에서 한복 관련 논란이 벌어진 뒤 특급호텔들의 복장규정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 터다. 심지어 경쟁사인 롯데호텔 뷔페식당 ‘라세느’는 이를 빗대 5월 한 달간 한복을 입은 고객에게 2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기도 하다.

조선호텔이 복장규정을 없앤 것은 남성들의 차림새 변화에 기인한 것이 크다. 몇 년 전부터 대기업에서 비즈니스 캐주얼 바람이 불면서 요즘 웬만해서 완벽한 정장 차림의 남성들을 보기 힘들어졌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 1~4월 비즈니스 캐주얼 관련 매출이 전년에 비해 40%나 신장한 것도 남성들이 재킷과 넥타이에 얽매여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출근할 때도 강요하지 않는 복장규정을 제아무리 콧대 높은 특급호텔이라도 가훈처럼 떠받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비즈니스 캐주얼이 유행하면서 재킷에 면바지, 청바지 등을 입고 오는 남성 고객들이 많아져 복장 규정을 바꾸게 됐다.”면서 “그동안 복장규정이 있더라도 서양에서처럼 엄격하게 적용해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복장규정을 없앤 또 다른 이유는 식당의 스타일이 정통 고급 레스토랑을 말하는 ‘파인다이닝’에서 좀 더 편안한 식사와 분위기를 표방하는 ‘브라세리’(Brasserie)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현재 파인다이닝 식당으로는 롯데호텔의 ‘피에르가니에르’, 신라호텔의 ‘콘티넨탈’ 등이 있는데 반바지나 슬리퍼 차림이 아니라면 특별히 까다로운 복장규정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11-05-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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