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급등 ‘숨고르기’ 들어가나

전셋값 급등 ‘숨고르기’ 들어가나

입력 2011-10-03 00:00
수정 2011-10-0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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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학군지역 전세수요 감소세서울 외곽·경기 지역은 여전히 수요 몰려

올해 8~9월 한창 기승을 부렸던 수도권 전세난이 서울 도심과 인기 학군 지역을 중심으로 다소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서울 외곽 지역이나 경기도 일부 지역에는 소형 면적을 중심으로 연말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 수요가 여전히 몰리고 있어 전세시장이 안정됐다기보다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서울 시내에서 전셋집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추세다.

성북구 길음동 D공인 대표는 “길음뉴타운 일대의 전세시장은 추석을 쇠고 나서잠깐 반짝하다가 일주일도 못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며 “지금은 문의가 전혀 없어 전세 물건만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 수요가 줄면서 한때 2억7천만원까지 갔던 길음뉴타운 6단지 79㎡(이하 공급면적)의 전세가격은 2억5천만~2억6천만원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다.

용산구 이촌동 M공인 관계자도 “최근 전세를 찾는 손님이 줄면서 가격이 약간 떨어졌다”며 “소형 매물은 여전히 계약이 잘 되는 편이지만 중대형이나 비싸고 노후한 아파트는 전세도 안 나간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안정세는 여름방학철 전셋값 상승세를 이끌었던 인기 학군지역에서 두드러진다.

’8학군’의 중심인 강남구 대치동은 지난 7월 청실아파트 재건축, 우성아파트 리모델링의 시작으로 이주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데다 여름방학 이사수요가 겹쳐 극심한 국지적 전세대란을 겪었지만 추석 이후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지난 8월 4억5천여만원까지 치솟은 대치 삼성아파트 85㎡ 전세는 여전히 4억5천만원에, 7월 5억원선까지 올라간 대치 아이파크 85㎡ 전세도 그대로 5억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역시 학군 선호도가 높은 양천구 목동의 H공인 관계자는 “전세는 수요가 많지 않아 숨고르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창 품귀 현상을 보일 때에 비하면 학군 수요가 줄었으며 지난주부터 전세난이 덜 하다”고 전했다.

강동구 둔촌동 D부동산 측도 “전세가 더 오르지 않고 고점을 찍은 상태에서 거래 중”이라며 “학군 수요가 빠지면서 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변에 명문 학교가 많은 둔촌 주공 3단지 112㎡ 전셋집은 한 달 전 2억6천만원에 계약된 이후 더 오르지 않고 2억5천만~2억6천만원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전월 대비 전세가격 상승률은 6월 0.16%, 7월 0.29%, 8월 0.52%로 가파르게 올라가다 9월 0.54%로 최근 상승폭이 주춤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수도권은 8월 0.58%에서 9월 0.70%로, 신도시는 8월 0.56%에서 9월 0.86%로 전셋값 오름세가 가을 들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은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해 가을에 결혼하는 신혼부부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추석 이후에도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경기도 산본신도시 L공인 관계자는 “10월에서 11월 초까지 워낙 결혼을 많이 해서 그런지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아오고 서울의 높은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도 군포시 퇴계 주공 3단지 53㎡ 전세가격은 1억2천500만원으로 여름보다 1천만원 올랐고,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2천만원에 불과해 아예 집을 사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경기도 광명시 H공인 관계자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고 있어 전셋값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계절적으로 가을 이사철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서울 도심의 전세시장은 다소 안정되는 국면이지만 외곽 지역에서는 여전히 품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추석 연휴 이후에는 수요가 조금씩 줄고 거래가 잘 안된다”면서도 “서울 중심부에서 밀려난 수요가 이동하면서 서울 외곽과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 지역에서 상대적인 오름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보통 이사 한달 전에 계약을 한다는 점에서 지금쯤 부동산중개업소에 발길이 뜸해질 때가 됐다”며 인기 학군 지역은 전세 수요가 뜸해지고 신혼부부가 많은 외곽 지역은 수요가 여전한 양극화 현상이 빚어진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이달 전세시장은 8~9월에 비해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예상이지만 본질적인 전세 공급부족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겨울철 다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고 박 소장은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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