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88곳 중 33곳 자본잠식

저축은행 88곳 중 33곳 자본잠식

입력 2011-10-04 00:00
수정 2011-10-0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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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업정지 대상에서 제외된 저축은행도 부실이 워낙 심해 3곳 중 1곳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연합뉴스가 저축은행 89곳의 감사보고서와 저축은행중앙회 경영공시를 분석했더니 6월 말 현재 37%(33곳)가 자본을 잠식당한 상태였다.

이 중 6곳은 자본금을 모두 까먹고 부채로만 근근이 꾸려가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 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말 24곳보다 9곳 늘어났고, 완전자본잠식은 3곳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부실이 대폭 확대된 것은 영업 환경이 나빠지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손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분석 대상 89곳의 2010 회계연도 당기손익은 3천653억원 적자였다. 2009 회계연도의 821억원 적자보다 네 배 이상으로 늘었다.

자본잠식은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면 시작된다. 자본금을 모두 까먹게 되면 타인자본(부채)으로만 회사를 꾸려가는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이런 업체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외부에서 돈을 구하지 못하면 도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도 자본잠식상태였다.

자산규모 국내 1위 저축은행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작년 한 해에만 1천269억원의 적자를 내며 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했다. 1천40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6월 말 현재 608억원으로 급감해 자본잠식률이 41.52%에 달했다.

이 은행은 결산 이후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400억원 이상의 건물매각 차익을 반영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났고 추가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솔로몬 외에 흥국저축은행과 유니온저축은행 등 대형사들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신민과 우리, 대원, 예쓰, 경남제일, 미래 저축은행 등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신민과 경남제일, 미래는 지난해 6월 말에는 자본잠식이 아니었으나 1년 만에 자본금을 모두 날리고 완전자본잠식 대상이 됐다.

금감원은 “완전자본잠식 저축은행들은 경영정상화 자금을 지원받거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잠식 상태에서 조금씩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계법인들은 이런 자본잠식 저축은행을 냉혹하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까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79개 저축은행 감사보고서 중 감사의견 외에 ‘특이사항’을 기재한 보고서는 모두 20개였다. 대부분 자본잠식 저축은행들의 감사보고서다.

특이사항은 회계법인이 감사의견과 별개로 회사가 처한 영업환경, 불확실성 요인 등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재무제표상으로는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여러 사유 탓에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이 제기된다’는 식으로 알리는 일종의 경고문이다.

’적정’ 감사의견을 내릴 때 특이사항을 기재하는 것은 드문 사례다.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이나 개별 위험이 크다고 본 회계법인들이 이례적으로 특이사항을 많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특이사항은 일반인들이 보고 참고할 수 있도록 기재하는 참고사항이다. 감사의견은 적정을 주면서도 참고사항이 길게 쓰여 있다면 해당 회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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