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암초에 서울우유 우윳값 인상 ‘삐걱’

농협 암초에 서울우유 우윳값 인상 ‘삐걱’

입력 2011-10-20 00:00
수정 2011-10-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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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가 오는 24일부터 우윳값을 인상하려던 계획이 농협이라는 암초를 만나 삐걱거리고 있다.

국내 유통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농협의 소매가 인상폭을 빌미로 서울우유 측 인상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3사는 “서울우유가 권고한 ℓ당 200원 소매가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농협 수준인 ℓ당 2천300원에 맞출 수 있도록 해달라”며 서울우유의 인상안을 반려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현재 일선 할인점에서 2천150원인 1ℓ들이 흰우유 소매가를 2천300원에 맞추려면 서울우유가 권고한 200원이 아닌, 150원만 올려야 한다.

대형마트가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것은 지난 19일 농협 하나로마트가 “자체 유통마진을 줄여 흰우유 소매가를 2천300원까지만 올리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농협은 “서민 장바구니 물가의 안정을 위해 자체 마진 폭을 줄여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흰우유값 인상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농협이 이 같은 입장을 발표하자 업태 속성상 ‘최저 가격’을 표방하고 있는 대형 할인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농협만 아니었으면 서울우유 권고안대로 1ℓ들이 흰우유 소매가를 2천350원 안팎에서 정할 수 있었지만 농협이 2천300원에 팔겠다고 나선 이상 농협보다 비싼 가격에 팔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협처럼 자체 유통마진을 줄여 소매가를 낮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대형 할인점들의 입장이다.

한 대형 할인점 관계자는 “농협이나 서울우유협동조합이나 다 정부의 통제를 받는, 사실상 정부 산하기관이나 다름없는 것 아니냐”며 “수많은 일반인 주주들이 있는 사기업인 우리더러 농협처럼 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애초 서울우유가 제시한 ℓ당 62원의 유통마진은 물류비, 인건비, 매장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마진 수준”이라며 “이를 농협처럼 50원 더 깎은, 12원으로 한다면 손해를 보라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대형 할인점들은 서민 고통분담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이익감소는 감내할 수 있지만 최소한 손해를 보고 장사를 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일단 대형 할인점들은 소매가를 2천300원에 맞추려면 서울우유가 납품가를 더 낮추든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유통업체가 입을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우유가 납품가를 더 깎기 어렵다고 버틸 경우 할인점들은 판촉비나 마케팅비를 더 지원받는다든가 하는 형식으로 손실을 보전받으려 할 것”이라며 “서울우유나 할인점이나 다 입장이 곤란한 상황이어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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