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47년만에 수주 총액 5000억弗 시대

해외건설 47년만에 수주 총액 5000억弗 시대

입력 2012-06-14 00:00
업데이트 2012-06-1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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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3019억弗… 전체의 60% ‘1위’

# 1965년 현대건설의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는 모험이었다. 1960년대 초반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 발전소나 비료공장 같은 국내 플랜트는 모두 외국 건설사의 독무대였다. 기술력의 차이로 고민하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해외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고, 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첫 공사로 기록됐다. 공사현장에는 당시 경리사원이던 이명박 대통령도 파견됐고, 근로자 폭동 속에서 끝까지 금고를 지킨 공로를 인정받아 입사 10년 만에 사장에 임명됐다. 이후 정 명예회장은 제1차 석유파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는 “달러를 벌기 위해 오일달러가 넘치는 중동으로 가야 한다.”고 선언했다. 뚝심으로 1975년 이란의 반다르아바스 동원훈련조선소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곧바로 바레인 아랍 수리조선소 공사를 1억 3000만 달러에 따내며 본격적인 대형공사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국토해양부는 1965년 시작된 국내 해외건설 사업이 47년 만에 5000억 달러 수주 고지에 올랐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해외사업 누적 수주액은 5013억 달러. 정부는 앞으로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2014년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과 함께 연 1000억 달러 수주고를 올릴 계획이다.

이번 5000억 달러 달성은 지난달 30일 한화건설이 이라크에서 따낸 78억 달러 규모 신도시 사업이 수주 신고됨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

지역별로는 중동이 전체 수주액의 60%(3019억 달러)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아시아(싱가포르·베트남)시장이 1479억 달러로 30%, 나머지는 중남미(165억 달러·3%), 아프리카(164억 달러·3%), 유럽 등 기타 지역(186억 달러·4%)으로 나타났다. 공사별로는 플랜트 건설이 2683억 달러로 전체의 54%를 차지했으며, 건축이 1206억 달러로 24%, 토목(929억 달러·18%), 엔지니어링 등 기타(195억 달러·4%) 순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건설 수주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2007년 이후 최근 5년간 수주액이 약 3000억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건설 전문지 ENR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세계 건설시장 점유율도 2003년 1.9%(12위)에서 2010년 4.8%(7위)로 증가했다.

해외건설이 국민총소득(GNI)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GNI 910조원) 2.0%(18조 1000억원)에서 2011년(GNI 1241조원) 5.2%(65조1000억원)로 3.2%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건설 수주액은 11.8%(107조 3000억원)에서 8.3%(103조 5000억원)로 감소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해외건설이 경제발전에 기여해 왔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연간 수주 규모도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인 선박이나 자동차, 반도체 수출액을 앞질렀다. 2011년 현재 상품수출 1위는 선박으로 566억 달러 수준이지만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591억 달러로 이보다 많았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2014년이면 연간 수주 1000억 달러 시대,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2-06-1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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