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수출 中企에 직격탄

‘이란 원유’ 수출 中企에 직격탄

입력 2012-06-27 00:00
업데이트 2012-06-2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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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1일부터 수입중단 파장

다음 달 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되면서 이란 수출에 의존하는 2700여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했다. 이란 수출기업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으로, 대기업인 정유사에 비해 자금력과 정보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자칫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경이다.

26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란과 교역하는 2900여개 국내 기업 중 2700여개가 중소기업이다. 전체 교역 기업 가운데 수출의존도가 50% 이상인 기업이 25%인 700여곳에 이른다. 따라서 의존도가 큰 중소기업은 정책자금을 지원해달라고 볼멘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이란과 거래 수단으로 사용해 온 ‘원화결제시스템’에는 우리 돈 1조 8000억원 정도가 남았으나, 곧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 결제시스템은 국내 정유사들이 이란에 지급할 원유 수입대금을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계좌에 넣어주면 국내 수출기업들이 이 계좌로부터 수출 대금으로 지급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원유 수입 중단으로 이 계좌에 입금되는 돈이 떨어지면 이란에 수출해도 대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올 들어 지난 3월 말까지 정유사들은 이란 석유 수입대금으로 14조 7000억원을 이 계좌에 입금했다. 수출 기업은 상품 판매대금으로 12조 9000억원을 이미 지급받았기 때문에 계좌에는 1조 8000억원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이 장기화되면 자금줄이 막힌 이란 수출기업들이 도산할 수 있다.”면서 “이란 수출기업 10곳 중 6곳은 원화결제시스템 중단 때 아무런 대책이 없다(44.3%)거나 수출 자체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17%)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對) 이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수출선 전환 지원 등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는 H사 관계자는 “정부의 말처럼 수출선 변경이 손바닥 뒤집듯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외국 바이어와 신뢰, 인맥 등을 쌓으려면 2년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가전제품 수출업체인 A사 관계자도 “정부는 이래라 저래라 쉽게 말하지만 우리는 목숨이 달린 일”이라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해외마케팅 지원, 정책자금 확대 등이다.”라고 주장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2-06-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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