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농협금융회장 임기 1년 남기고 돌연 사의

신동규 농협금융회장 임기 1년 남기고 돌연 사의

입력 2013-05-16 00:00
업데이트 201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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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와 갈등·잦은 금융사고 등 배경 해석 분분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사의를 밝혔다.

신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충정로1가 농협금융 본사에서 임원들을 소집해 “농협금융이 최근 들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보다 유능한 인사가 회장직을 맡는 것이 농협금융 발전에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금융이 새 회장의 리더십 아래 그 설립 목적에 걸맞게 잘 운영돼 명실상부한 국내 유수 금융지주회사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사의를 밝히기 전날인 14일 신 회장이 최수현 금감원장에게 인사를 왔는데 이때 미리 사의를 밝힌 것 같다”고 전했다.

신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농협중앙회와의 갈등이 가장 유력한 이유로 거론된다. 이에 더해 새 정부 들어 불어닥친 금융기관장 물갈이 바람, 잦은 전산사고로 인한 징계 가능성 등이 사퇴 결심을 굳히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 회장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단에 포함되지 않았을 때 금융권에서는 낙마 가능성에 대한 말들이 돌았다. 신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이지만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회장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는 데 제약이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사퇴에 대한 임원들의 재고 요청에 대해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는데,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장의 권한이 있고, 나는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한계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새 정부 들어서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사의 표명을 시작으로 이팔성 우리금융회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을 시작한 신 회장은 경남고 선배인 강 전 회장의 추천으로 이명박(MB)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자문위원을 맡으면서 MB맨으로 분류돼 왔다.

또 금감원은 전산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신 회장의 징계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김수봉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11일 브리핑에서 “농협의 빈번한 전산사고 발생은 취약한 정보기술(IT) 운영체제와 지배구조도 한몫했다”면서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되면 경영진 등 감독자에 대해서도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한 바 있다. ‘5대 금융지주’를 표방하고 나섰지만 실적도 좋지 않았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취임 당시 당기순이익 1조원이 목표라고 말했지만 지난해 겨우 35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지난 3월 지주 출범 1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조 600억원의 흑자 목표를 정했다”고 말했지만 경기침체 등으로 올해 금융권 사정은 지난해만도 못한 상황이다. STX 사태 등으로 농협은행도 손실을 입고 있어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농협금융지주는 조만간 5명으로 구성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회장 선출에 나선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3-05-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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