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믿을수있나’…당국 소비자보호 대책 총동원

‘보험 믿을수있나’…당국 소비자보호 대책 총동원

입력 2013-05-16 00:00
업데이트 2013-05-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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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이 올해 안에 보험 상품 요약서까지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기로 한 것은 보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취임 공약인 ‘보험 민원 50% 감축’을 위해 상품 개발과 판매, 보상 등 모든 부분을 전면 개선, 문제가 한동안 해결되는 듯하다가 원점으로 돌아가곤 했던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것이다.

◇’민원의 온상’ 보험 불합리 관행 연내 척결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주 보험 신뢰도 제고 방안 발표를 하고 본격적인 보험 민원 감축에 시동을 건다.

이미 올해 상반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어 더 지체하다가는 보험 민원 감축을 제대로 실천하기 어렵게 된다는 판단도 깔렸다.

지난해 보험 민원은 4만8천471건으로 전체 금융 민원(9만4천794건)의 51.1%에 달했다. 보험 민원의 27.8%는 보험 모집 불만이었고 보험금 산정(26.8%), 면책 결정(8.1%), 계약성립·실효(8.0%) 순이었다.

보험설계사들이 보험 상품을 팔 때 복잡한 약관을 악용한 속임수로 가입시키거나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좀처럼 주지 않아 발생한 민원들이 다수다.

보험 고객으로서는 복잡한 보험 지식이 없는데다 나중에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소송한다고 해도 이길 확률이 낮아서 제대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저출산, 고령화 여파로 국민연금에 이어 제2의 사회안전망으로 보험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고객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사회 복지 시스템 구축에도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게 금감원과 금융위원회의 생각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노후의료비 보험 등 사회보장성 보험을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의 보험 신뢰가 계속 추락하면 보험 자체가 외면받을 가능성이 커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험 상품 개발 단계부터 금감원 감시의 눈길이 거세진다.

금감원은 7월부터 보험료 산출 적정성 검사를 처음으로 단행한다. 이번 검사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면 보험사 영업 정지 또는 최고경영자 문책 등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이미 작년부터 보험료 적정성 검사를 나가겠다고 사전 경고를 했다.

◇보험 상품 팔 때 거짓말 못한다

보험상품 판매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 소지도 예방하기로 했다.

연내 보험설계사의 불완전 판매를 막기 위한 사전 장치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은 보험설계사들이 수수료 수입을 노리고 가입 희망자에게 감언이설로 계약을 유도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보험설계사들이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보험상품 요약서의 맨 앞장에 상품별 주요 민원 현안을 소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중복 가입 시 가중보상이 안 된다는 점, 질병 치료 보장 범위에 대한 불만 등 보상 시 닥치게 될 문제점을 보험상품 요약서에 넣는다. 변액 보험은 수익률, 종신 보험은 사망시 보상이 안 돼 발생하는 분쟁 등을 기재할 예정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일단 보험 계약에 앞서 소비자가 상품 요약서는 읽어보기 때문에 주요 민원 내용을 보고 보험 설계사에게 질문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불완전판매가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상품 요약서 맨 앞장에 주요 민원이 열거돼 있으면 기쁜 마음으로 보험에 가입할 고객이 누가 있겠느냐”며 “아무리 금감원장의 역점 사안이라고 해도 무리하게 민원 감축을 밀어붙여 적지않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보험 보상도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비교 공시를 통해 보험사 간에 자율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보험금 지급 지연에 대한 보험 소비자 불만이 많은 점에 주목해 손해보험협회 등에 보험금 지급일을 보험사별로 비교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동안은 A보험사의 상해보험은 보상에 평균 3일 걸리고 B사는 5일이 소요된 사실을 고객이 알 수 없었다. 연내 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공시한다는 것이다.

이는 보험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보험금 지급 기일을 단축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도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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