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 매각 거듭 실패로 법정관리行

STX팬오션 매각 거듭 실패로 법정관리行

입력 2013-06-07 00:00
업데이트 2013-06-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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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벌크선 1위 업체인 STX팬오션이 결국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됐다.

매각에 거듭 실패하면서 주채권은행이 인수를 검토했지만 부채가 어마어마한 데다 해운업계 전망까지 불투명해 결국 법원에 구명의 손길을 내밀게 됐다.

◇매각 거듭 실패…산은도 “인수 어렵다” 결론내려

STX그룹이 주력 해운 계열사인 STX팬오션의 지분 매각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이다.

STX팬오션 지분을 매각해 조선업 중심으로 그룹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계획이었지만, 몇 달이 지나도록 인수의향서(LOI)를 낸 곳이 한 곳도 없었다. 공개매각으로 전환해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산업은행이 지난 3월 STX팬오션 인수 검토를 위한 예비실사에 착수했다.

잠깐이지만 STX팬오션 매각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기대가 일었던 적도 있다. STX조선해양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4월 초였다.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을 지휘하고 앞으로 STX팬오션의 가격이 더 떨어지면 매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기대였다.

하지만 산은은 예비실사 결과 ‘인수 불가’라는 결론을 내렸다.

회계법인, 법무법인 관계자들과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STX팬오션의 자산가치, 부채규모 및 지원 후 회생가능성 등에 대한 예비실사를 했지만 부실이 예상보다 심각했기 때문이다.

STX로서도 산은 인수가 지연되면서 해외 거래처가 많이 떨어져 나가 인수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인수 검토를 위한 산은의 예비실사 중에도 STX팬오션에는 잇따른 비보가 전해졌다.

지난달 STX팬오션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으며 싱가포르에서는 선박이 잇따라 억류됐다.

선박 억류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용선료 지급을 둘러싸고 선주사와 마찰을 빚어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STX팬오션의 앞날에 대한 선주사들의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왔다.

◇11년만에 법정관리’제3자 관리’ 또는 ‘파산’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STX팬오션은 11년만에 다시 법원에 생살여탈권을 넘기게 됐다.

STX팬오션은 STX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범양상선 시절 1994∼2002년 법정관리를 받은 적이 있다.

법정관리는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에 대해 법원이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비롯한 기업활동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다.

법정관리를 신청해 법원의 결정에 따라 법정관리 기업으로 결정되면, 부도를 낸 기업주의 민사상 처벌이 면제되지만 모든 채무가 동결돼 채권자는 그만큼 채권행사의 기회를 제약받는다.

신청을 받은 법원은 법정관리의 합당 여부를 심의한다. 법원이 끝내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하면 파산절차를 밟게 된다.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금융당국은 일정 부분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금융계와 해운업계에서는 산은이 STX팬오션 인수 불가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정부가 인수를 강권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

실제 정부 관계자들은 언론에도 이 같은 입장을 수차례 직·간접적으로 피력했다.

금융당국은 ‘STX가 잘못되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채권단을 압박하면서도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는 남기지 않으려는 이중성을 보였다.

산은으로서는 STX팬오션 인수 시 재정적 타격 못지않게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 대기업 특혜 지원 논란 등도 큰 부담이었다.

실제로 산은은 2009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큰 홍역을 치렀다.

결과적으로는 당국이 STX팬오션 인수에 대한 채권단의 결론을 받아들인 셈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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