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행원서 회장 올라… 치밀한 일처리 정평
이순우(63)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36년의 은행원 생활을 거쳐 우리금융 역사상 처음으로 행원에서 행장을 거쳐 회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현재 민영화를 위해 나아가는 우리금융그룹이라는 커다란 배의 키를 쥐고 있다.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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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누구보다도 친화력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항상 웃는 얼굴로 90도로 인사한다. 부하 직원 모친상까지 챙길 정도로 사람 관리를 잘해 직원들의 신망도 두텁다. 행장 시절에도 노조와 대화가 통하는 거의 유일한 행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노조 반발이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굽히는 모습 한편으로 냉철하게 일 처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을 할 때는 하나하나 허투루 보는 것이 없을 정도라 임원회의 때 부행장들이 잠시도 긴장을 풀지 못할 정도다. 2002년 처음으로 임원직인 기업금융단장을 맡아 주채권은행 담당자로서 정부와 LG그룹, 다른 채권 은행들을 아우르며 LG카드 구조조정을 강단 있게 처리해 정상화를 이뤄 내기도 했다.
이 회장의 임기는 내년 12월 30일까지다. 지주 회장의 임기가 원래 3년이지만 스스로 절반인 18개월로 단축시켰다. 내년 말까지 반드시 우리금융 민영화를 끝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 7월 27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임직원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3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소속 장급 직원들에게 직접 구두를 신겨 줬다. “오늘부터 저도 여러분들과 똑같은 구두를 신겠습니다. 성공적인 민영화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끝까지 함께 뜁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3-09-16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