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이 뭐길래’…카드사 과열 경쟁 조짐

‘시장점유율이 뭐길래’…카드사 과열 경쟁 조짐

입력 2013-11-08 00:00
업데이트 2013-11-0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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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고객 서비스보다는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혈안이 돼 있어 과열 경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드사의 영업활동 결과를 판가름하는 지표인 시장점유율 산정이 카드사마다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면서 저마다 업계 1위라고 소리치는 형국이다.

카드사들의 시장점유율을 구성하는 요인에는 개인신용판매, 법인신용판매, 현금서비스, 카드론, 체크카드 사용액 등으로 나뉜다.

최근 정부가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체크카드 사용액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카드 겸영 은행과 은행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실적을 전체 시장점유율에 포함하고 있다.

8일 한 은행계 카드사가 집계한 올해 1월∼9월 전체 시장점유율은 신한(20.8%), KB국민(14.6%), 삼성(12.2%), 현대(11.2%), 농협(9.6%), 우리(7.7%), 롯데(6.8%), 하나SK(4.5%) 순이다.

이는 개인·법인 신용판매액(일시불, 할부, 현금서비스)과 체크카드 사용액을 합산한 결과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은 전달보다 각각 1.5%포인트, 0.8%포인트 하락했다. 현대·기아자동차 등을 계열사로 둔 현대카드의 점유율도 0.3%포인트 빠졌다.

이들 카드사의 점유율이 하락한 만큼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SK 등의 카드사 시장점유율은 상대적으로 0.1∼0.7%포인트씩 올라갔다.

이는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됨에 따라 법인신용판매 실적에 포함됐던 기업간 거래(B2B) 실적을 지난 9월부터 ‘기업구매카드’ 실적으로 분리 계리하기 시작한 결과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삼성·롯데·현대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의 기업구매카드 실적 대부분이 계열사 간의 내부 거래를 자사 카드로 결제하는 무수익 거래로 간주하고 시장점유율에서 누락시킨 것이다.

은행계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기업간 거래에 어음 대신 카드가 매개체 역할을 한 것에 불과한 기업구매카드 실적은 점유율에 산정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업계 카드사는 기업구매카드로 거두는 실적과 수익률이 작지 않다고 반박한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의 기업간 거래에 사용한 자사 카드의 결제액은 삼성카드가 10조원, 롯데카드가 5조원 수준이다.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기업구매카드 실적은 신용공여를 바탕으로 기업 회원간에 거래가 이루어지는 신용판매 업무”라며 “기업구매카드 수익률이 체크카드의 수익률보다 높다”고 말했다.

그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는 신용공여 기능과 결제방식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점유율을 분리해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크카드는 물품구매와 동시에 예금액의 범위 안에서 대금이 지불돼 현금거래나 계좌이체와 유사하고,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낮은 게 사실이다.

한 기업계 카드사가 체크카드를 제외하고 기업구매카드 실적을 시장점유율에 포함시켜 올해 1∼9월 카드 사용액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집계했더니 신한(19.6%), 삼성(15.7%), 현대(13.3%), KB(11.8%), 롯데(9.3%), 농협(7.4%), 우리(6.4%), 하나SK(4.2%)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시장점유율과 관련한 공식 발표 수치가 없어 각 카드사별로 자사의 구미에 맞게 시장점유율을 산정해 사용하는 게 현재 카드업계 실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는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고객의 신뢰 획득이나 카드영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카드사별로 자의적인 시장점유율을 내세우면 고객이나 시장에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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