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은 해외여행 필수코스’ 공식 깨진다

’면세점은 해외여행 필수코스’ 공식 깨진다

입력 2014-09-14 00:00
업데이트 2014-09-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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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객 급증, 면세점 내국인 매출은 수년째 정체

휴가철과 연휴 때마다 사상 최다 출국자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면세점 내국인 매출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내국인 출국자가 늘면 면세점을 이용하는 내국인도 덩달아 증가하는 것이 정설이었지만 그 공식이 깨지는 추세다.

유통채널이 다양해져 면세점 쇼핑을 해외 여행의 ‘필수코스’로 생각하지 않는 여행객도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서는 해석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7천778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24% 신장했다.

이는 ‘요우커’(遊客)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매출액 기준 중국인 비율은 지난해 45%로 상승해 처음으로 내국인 비율(40%)을 넘어선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50%대에 육박했다.

반면 내국인 매출은 2011년부터 성장률이 0%에 가깝다. 벌써 몇 년째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전체 매출액 가운데 내국인 비율은 오히려 감소세다. 2012년 45%, 작년 40%, 올 상반기 35%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호텔신라 면세유통)의 올해 상반기 매출도 1조1천623억8천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2년 40%였던 내국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4%, 올 상반기는 30%까지 떨어졌다. 최근 3년간 매출 총액이 커져 내국인 매출이 줄지는 않았지만 변화도 거의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동시에 해외 출국자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이번 추석에도 연휴 첫날인 지난 6일 역대 가장 많은 8만7천여명이 인천공항 발 국제선 항공편으로 출국했다.

보통 면세점 판매가가 백화점 등 국내 유통업체 판매가보다 싸고, 외국으로 나갈 때만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는데도 국내 소비자들이 좀처럼 면세점에서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이다.

이는 면세점 외에도 해외 직접구매(직구) 등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는 유통채널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면세점 내국인 매출이 몇 년째 비슷한 수준을 맴도는 동안 해외 온라인몰 등을 통한 직구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특송이나 국제우편 등을 통한 인터넷 직구, 구매대행 등 전자상거래 수입액은 4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늘었다.

국내 최대 해외배송대행 서비스업체 몰테일의 올 상반기 배송대행 건수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배 증가한 72만여건이었다.

직구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온라인몰, 병행수입 업체 등을 이용해 알뜰하게 쇼핑할 기회가 전반적으로 많아졌다. 일부 품목은 면세점보다 외국에서 사는 것이 저렴하기도 해 해외 여행지에서 쇼핑에 주력하는 여행객도 많다.

해외 명품은 면세점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백화점도 매출 부진을 만회하려 잇따라 대대적인 명품 세일 행사를 열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쇼핑 목록을 써 가면서 면세점에서 몰아서 구매하는 고객은 확실히 예전보다 줄었고, 출국자는 늘었지만 면세점 쇼핑을 하지 않고 외국으로 여행이나 출장만 다녀오는 경우도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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