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아프리카돼지열병 나흘만에 5건… 파주? 강화? 원발점 미스테리

강화군 아프리카돼지열병 나흘만에 5건… 파주? 강화? 원발점 미스테리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9-09-27 15:50
수정 2019-09-27 15: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환경부 5월 보고서 “과거 소와 멧돼지 떠내려와”

이미지 확대
돼지열병 확진된 인천 강화 양돈농장
돼지열병 확진된 인천 강화 양돈농장 인천 강화군 한 양돈농장에서 국내 다섯 번째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25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해당 농장 입구에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2019.9.25 연합뉴스
나흘 연속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이 인천 강화군에서만 발생하면서, 당초 국내 ASF 첫 확진이 나온 경기 파주시가 시작점이 아니라 강화군일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들어온 ASF 의심 신고 5건을 확인한 결과 강화군에서 접수된 2건의 신고가 양성(확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도 “강화군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어떤 경로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강화군에서 집중적으로 있는 상황”이라면서 “강화군에 대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강화군과 김포시를 잇는 도로 등을 집중적으로 소독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지자체와 함께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나흘간 인천 강화군에서만 5건의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이제까지 ‘매개지’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강화군이, 국내 ASF의 시작점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먼저 질병의 경우 인근 지역으로 먼저 확산이 된 후 먼 거리에 있는 지역으로 옮겨가는데, 현재 확진이 나온 돼지농장 9곳 중 5곳이 강화군에 있다. 방역 현장에서 근무하는 한 수의사는 “개체별로 잠복기와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살펴보면 파주와 연천 발생 농가의 돼지들과 강화군 발생 농가 돼지의 감염시점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지만, 충분히 의심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특히 확진 판정이 나온 파주와 연천, 김포 등 다른 지역의 경우 방역조치 이후 ASF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강화의 경우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지역 안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돼지 농가가 늘고 있다. 때문에 바이러스 방역 실패로 파주에서 강화도까지 확산됐다기보다 북한과 한강 하구를 사이에 둔 강화 일대에 ASF가 지난 17일 이전부터 유포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김현섭 한국양돈수의사회 회장은 “신고 순서가 곧 발생 순서는 아니다”라면서 “특히 방역조치 이후 감염 농가가 늘었다는 것은 이전에 상황이 진행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조만간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면 명확해 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강화에 확진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ASF가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화도 돼지 농가에 확진이 집중되고 있지만, ASF 유입 경로로 강하게 의심을 받는 임진강 물줄기와 멀기 때문에 발원지가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아직은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난 5월 환경부가 작성한 ‘한강하구·강화도 북한 멧돼지 유입 가능성 점검 결과 보고’에 따르면 과거 북한에서 살아있는 소와 멧돼지, 사람 사체가 유입된 것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유입 가능성을 희박하나 없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일 한국양돈수의사회 ASF비상대책센터장도 “중국에서 떠내려온 돼지가 대만에서 발견된 사례도 있다”면서 “돼지가 강줄기와 바다를 타고 넘어올 가능성도 배제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전국 전체 돼지농장, 출입 차량, 사료농장, 도축장 등을 대상으로 28일 정오까지 발령된 전국 돼지 일시이동제한 조치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