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5개월 만에 ‘찔끔’ 완화…“불확실성 우려 여전”

日, 수출규제 5개월 만에 ‘찔끔’ 완화…“불확실성 우려 여전”

최선을 기자
입력 2019-12-20 20:32
수정 2019-12-2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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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 완화, 국내 반도체 업계 영향은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 중 한 가지만 적용
‘일반포괄허가’ 아닌 ‘특정포괄허가’로 일부 완화
업계 관계자 “소재 수급의 불확실성은 여전”
일본이 지난 7월 단행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는 양국 통상당국 간 ‘수출관리 정책대화’가 지난 16일 오전 일본 경제산업성 본관 17층 제1특별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은 정책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제1특별회의실 전경. 2019.12.16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일본이 지난 7월 단행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는 양국 통상당국 간 ‘수출관리 정책대화’가 지난 16일 오전 일본 경제산업성 본관 17층 제1특별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은 정책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제1특별회의실 전경. 2019.12.16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일본 정부가 5개월여 만에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반도체 관련 3개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 한 가지에 대해서만 일부 적용해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도 양국 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감광제)에 대한 대 한국 수출을 ‘개별허가’에서 ‘특정포괄허가’로 바꾼다고 공시했다.

특정포괄허가란 일본 수출기업이 일정 기간 정상적인 거래 실적이 있는 거래 상대방에게 수출할 경우 포괄적으로 수출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일반포괄허가와 개별허가의 중간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 등 일본 기업과 상당 기간 거래해 온 국내 기업은 별다른 문제 없이 일본산 포토레지스트를 수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4일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의 대 한국 수출을 일반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하는 수출제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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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스가와라 경산상의 사표를 수리한 아베 총리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25일 스가와라 경산상의 사표를 수리한 아베 총리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하지만 일본 경산성은 이 3가지 핵심 소재 중 포토레지스트에 대해서만 수출심사·승인 방식을 일부 풀어주기로 했다. 일본이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수출 규제 조치를 완화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번 조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포토레지스트는 규제 당시 일본 의존도가 9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지만, 그 동안 여러 차례 수출이 허가돼 삼성전자는 EUV 라인을 정상적으로 가동해 왔다.

오히려 일본 포토레지스트 기업들이 주요 거래처인 한국을 잃을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3개 품목의 대 한국 수출을 개별허가로 전환했을 때도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개별허가를 가장 먼저 승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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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4일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1.4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4일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1.4
연합뉴스
포토레지스트는 규제 약 한 달 만인 지난 8월 7일, 기체 불화수소는 같은 달 말 첫 수출허가가 났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석 달이 지난 지난 9월 말 수출허가 승인이 이뤄졌고, 액체 불화수소는 세계무역기구(WTO) 2차 양자협의를 앞둔 지난달 중순 가장 마지막으로 허가를 내줬다.

이번에 규제가 완화되긴 했지만 이 역시 이전처럼 일본포괄허가로 돌아간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도 한계가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개별허가보다 리스크가 감소했다고 볼 수 있지만, 소재 수급의 불확실성이 해결된 것은 아니어서 우려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이날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이번 조치는 일본 정부가 자발적으로 취한 것으로, 일부 진전이라고 볼 수 있으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으로는 미흡하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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