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최악의 실적 충격…‘적자 4조원’ 현실화하나

정유업계 최악의 실적 충격…‘적자 4조원’ 현실화하나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5-03 10:13
수정 2020-05-03 10:1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이번주 1위사 SK이노베이션 실적 발표…1조원대 적자 유력에쓰오일도 창사 이래 최악 적자…“2분기도 반등 어려워”

이미지 확대
휘발유 가격 12년 만에 1,200원대
휘발유 가격 12년 만에 1,200원대 주간 단위 전국 휘발유 가격이 13주 연속 하락해 ℓ당 1천301.8원을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번달 넷째 주 주간 단위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ℓ당 1천301.8원으로 전주 대비 29.0원 하락했다. 사흘 전인 22일에는 전국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296.7원으로 집계돼 12년 만에 처음으로 1천300원 선을 밑돌았다. 통상 국제유가 등락세가 반영되는 시기를 고려하면 당분간 주유소 기름값은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2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2020.4.26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급락으로 타격을 보고 있는 정유사들의 최악의 실적 쇼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S-Oil)이 1조원대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현대오일뱅크도 5천600억원대의 적자가 났다. 정유 4사의 1분기 적자가 기존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3억원으로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영업손실은 시장 전망치를 50% 이상 상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손실이 5천632억원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국내 정유사 4곳 중 2곳 실적만 발표됐는데 이미 적자 합이 1조5천705억원에 달한다.

정유업계 1위사 SK이노베이션은 6일, 2위사인 GS칼텍스도 이달 중순 안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 적자가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GS칼텍스 역시 5천억원 이상의 적자가 유력하다.

적자의 주원인은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원유·석유 제품 재고 가치 하락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급감이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석유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가가 폭락하며 석유 제품 재고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없어 재고가 더욱 쌓여만 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 적자가 시장 전망치보다 두배 넘게 나오며 다른 회사들도 예상보다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1분기 적자가 4조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유4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3조1천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분기 만에 지난해에 낸 수익을 모두 날리는 상황이 됐다.

5월부터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실행되고, 코로나19가 진정하면서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컨퍼런스콜에서 “유가 상승이 예상대로 진행되면 2분기에는 손익분기점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규모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수요 급감 상황을 개선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수익성과 연결되는 정제마진과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탓에, 2분기에도 정유업계의 대규모 영업적자가 유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진명 연구원은 “정유업계는 상반기 저유가와 석유 수요 급감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업황과 유가가 모두 바닥을 본 만큼 석유 수급 개선과 코로나19 진정에 따라 하반기에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추계기구’ 의정 갈등 돌파구 될까
정부가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 구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기구 각 분과위원회 전문가 추천권 과반수를 의사단체 등에 줘 의료인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의사들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없이 기구 참여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추계기구 설립이 의정 갈등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그렇다
아니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