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하듯 ‘자살예보’… 세계 최초 개발

일기예보 하듯 ‘자살예보’… 세계 최초 개발

입력 2013-05-28 00:00
수정 201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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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다음소프트 SNS 1억 5000만건 분석해 발표

일기예보를 하듯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속 정보를 모아 자살 위험이 높은 때를 예측하는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도관 교수팀은 소셜 미디어 분석업체인 다음소프트와 함께 자살 예보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7일 밝혔다. 자살 예보시스템이 분석하는 기초 자료는 약 1억 5000만건에 달하는 SNS 속 ‘빅데이터’(Big Data)다. 자살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물가, 실업률, 주가지수, 일조량, 기온, 유명인 자살(베르테르 효과) 등의 변수도 함께 분석한다.

연구팀은 먼저 2008~2009년 국내 자살통계와 SNS 속에서 자살 관련 단어가 나타나는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살률이 높아질 때 블로그나 트위터 등에서는 ‘힘들어 죽겠다’거나 ‘자살하고 싶다’는 등의 용어가 많이 쓰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유명 배우나 정치인 등이 자살하면 1~2개월간 SNS 속에 자살 관련 단어 사용이 폭증했다. 일례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한 뒤 SNS에 자살이라는 단어 사용 빈도가 전월에 비해 8배나 급증했다.

연구팀은 예고 시스템을 2010년 자살 통계에 적용한 결과, 실제 자살 사건이 늘어나는 추이와 거의 일치하는 그래프가 관찰됐다. 정확성은 79%에 달했다. 원홍희 연구원은 “사회적 지표와 SNS 빅데이터를 함께 이용한 자살 예측 프로그램은 아직 소개된 적이 없다”면서 “빅데이터를 더 광범위하게 활용하면 예측 정확도를 9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관 교수는 “병원을 찾은 한 고등학생이 ‘겨울철 한파주의보가 내려지면 두꺼운 옷을 입는데, 왜 자살률 1위인 한국에서 위험을 미리 예보하는 시스템이 없느냐’고 묻는데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별도의 자살 예방 사이트를 구축해 1일이나 1주일 단위로 자살 위험도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됐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3-05-2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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