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으로 다가온 PHEV(전기차+하이브리드)시대… 2% 부족한 융합, 통할까

내년으로 다가온 PHEV(전기차+하이브리드)시대… 2% 부족한 융합, 통할까

입력 2014-11-18 00:00
업데이트 2014-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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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에게 친환경차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경제성과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환경운동가에게는 불편한 이야기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내 차가 환경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아직 일반인들에겐 마음에 와 닿지 않는 듯하다. 또 연비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당장 타기 불편하면 역시 선택을 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의 과제는 연비를 줄여 유지비가 적으면서도 타는 데도 불편하지 않은 차를 만드는 게 당면 과제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주목받는 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다. PHEV는 아직 충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순수 전기차(EV)와 외부 충전이 불가능한 데다 출력이 만족스럽지 않은 하이브리드(HEV)의 중간 단계인 차를 말한다. 베터리와 내연기관을 함께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일반 하이브리드차와 같지만 배터리가 떨어지면 일반 전기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 충전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차보다 연비가 좋고,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훨씬 길다는 점이 장점이다.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리터카(1ℓ의 기름만으로 100㎞를 달릴 수 있는 차)는 대부분 PHEV다. 유럽에서는 일부 상용화 단계인 PHEV가 내년 한국 시장에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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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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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골프 G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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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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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상륙할 모델은 내년 초 시판 예정인 BMW의 고성능 PHEV 스포츠카 ‘i8’이다. 이 차는 최대 출력 362마력, 최대 토크 58.2㎏·m. 슈퍼카급 성능에도 연비(이하 유럽 연비 기준)는 리터당 47.6㎞에 달한다. 최고 시속은 250㎞,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4.4초다. 보통 경차에 사용되는 직렬 3기통 엔진을 채택해 무게를 줄이는 대신 성능을 개선해 231마력의 힘을 낼 수 있도록 했다. 배터리로만 최대 37㎞까지 주행할 수 있어 도심 주행 시에는 내연기관에 의지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국내 판매 가격은 2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쉐도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기존 모델의 연료 소비량을 56% 줄여 연비를 ℓ당 32.3㎞까지 끌어올렸다. ‘기름 먹는 하마’인 V6 3.0ℓ 슈퍼차 저엔진을 달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연비다. 416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4.4초다.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모델은 전기주행 모드로만 36㎞를 달릴 수 있다. 국내 출시 가격은 1억 6000만원대다.

아무리 연비가 좋아도 억대를 넘는다면 일반인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현실적인 차종도 있다. 아우디가 내년 중순 우리나라에 내놓을 예정인 PHEV ‘A3 스포트백 e-트론’은 유럽에서 3만 7900유로에 판매된다. 우리 돈으로 5200만원 정도다. 연비 성능은 유럽 기준으로 66.6㎞/ℓ에 달한다. 100㎞를 달리는 데 연료가 1.5ℓ밖에 안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7.6초, 최고 속도는 시속 222㎞로 시중에서 판매 중인 내연기관 차에 뒤지지 않는다.

폭스바겐 코리아도 3만 6900유로, 우리 돈 5000만원가량인 PHEV 골프 GTE의 수입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마니아 층이 두터운 골프를 PHEV로 개조한 골프 GTE는 휘발류 1.5ℓ로 100㎞를 달릴 수 있고, 100% 전기로만 5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총 주행 가능 거리는 939㎞에 달한다.

이쯤 되자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 업계도 분주해졌다. 자칫 국내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PHEV 출시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가 내년 중에 쏘나타 PHEV를, 기아차는 2016년에 K5 PHEV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PHEV에는 기존 내연기관 부품에 전기모터 등 전기차용 부품까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별도의 PHEV와 관련해 보조금 적용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PHEV의 경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중간 정도의 보조금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하이브리드차 구매자에게 주는 최대 310만원의 세제 혜택에 대당 100만원의 보조금을 추가 지원하는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대당 1500만원인 전기차 보조금 예산도 올해 800대 254억원에서 내년 3000대 788억원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아직 전기차 부분에서 걸음마 단계인 전기요금 체계도 문제다. 현재 PHEV는 순수 전기차와 비교하면 30~50% 정도 크기의 비교적 작은 용량의 베터리(8~15㎾h)를 사용한다. 전기차 충전소를 이용하면 800~1500원으로 완전 충전이 가능한 용량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전력의 전기차 충전 전용 전기요금일 뿐 일반 가정용 전기요금과는 차이가 크다. 누진제가 적용 중인 가정용 전기에 바로 PHEV를 충전한다면 실제 전기요금은 예상 외로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계산한 3인 가구의 평균 전력소비량은 400㎾h다. 이를 넘어간 구간부터는 ㎾h당 요금이 400~500㎾h는 417.7원, 500㎾h 이상은 709.5원에 달한다. 게다가 아파트 공동 가구에 사는 인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남의 전기를 몰래 사용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충전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은 따로 있지만 정작 전기요금은 아파트나 빌딩의 공동요금으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4-11-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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