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에 명운 걸렸다”… 경영 위기 車3사 처절한 생존 경쟁

“소형 SUV에 명운 걸렸다”… 경영 위기 車3사 처절한 생존 경쟁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20-03-07 12:48
수정 2020-03-0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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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등 현대·기아차 이어 3위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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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3
XM3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근 소형 SUV 선호도 높아 경쟁 더 치열
9일 벤츠와 디자인 유사 르노 XM3 시판
지엠 트레일블레이저 주행 안정성 강점
판매 하락 쌍용 티볼리도 양보 없는 대결
“내수 잡아야 수출 늘어”… 최종 승자 주목


경영 위기 극복에 사활을 건 국내 자동차 3사가 하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르노삼성차는 ‘XM3’, 한국지엠 쉐보레는 ‘트레일블레이저’, 쌍용차는 ‘티볼리’를 꺼내 들었다. 현대·기아차에 이어 3위 자리에 오르려면 이 처절한 생존 경쟁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본격적인 판매 대결은 이제 시작됐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오는 9일부터 XM3 판매를 시작한다. XM3는 이 회사 관계자가 “이 차 안 팔리면 우린 끝난다”고 귀띔할 정도로 르노삼성차의 명운을 짊어진 모델이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사전계약 5500대를 돌파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로써 소형 SUV 시장 대결 구도는 기아차 셀토스, XM3, 트레일블레이저, 티볼리 등 4강 구도로 재편됐다. 셀토스를 제외하면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군소 3사의 대표 모델이 모두 하나의 링 위에 오른 셈이다.

XM3는 벤츠 GLC 쿠페, BMW X4와 흡사한 디자인, 독일 다임러와 공동 개발한 엔진, 준중형급 크기에 저렴한 가격, 티맵 기반 내비게이션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9단 자동 변속기를 바탕으로 한 주행 안정성과 뛰어난 조향 능력, 무선 카플레이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티볼리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의 문을 처음으로 열어젖힌 모델이지만 경쟁 차종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국지엠 제공
현재 국산 소형 SUV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현대차 코나·베뉴, 기아차 셀토스·스토닉·니로·쏘울, 르노삼성차 QM3, 한국지엠 쉐보레 트랙스까지 포함하면 동급 경쟁 차종만 11종에 달한다. 그럼에도 군소 3사가 소형 SUV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 차급에서는 현대·기아차의 막강한 라인업이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 밀레니얼 세대가 자동차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가운데 1인 가구 확대와 출산율 저조 등으로 중대형 패밀리카보다 소형 SUV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군소 3사의 정면 대결을 부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들 3사의 모델은 내수용인 동시에 수출용이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에게 많은 선택을 받을수록 수출 물량도 더 늘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내수 시장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침체된 자동차 시장이 한 달 이내에 회복된다는 전제 아래 승부처는 연 4만대 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는 코나 4만 2649대, 티볼리 3만 5428대, 기아 셀토스(7월 출시) 3만 2001대를 기록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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