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 ‘봄바람’‥”반등은 일러”

주택시장에 ‘봄바람’‥”반등은 일러”

입력 2013-02-03 00:00
업데이트 2013-02-0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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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장 불씨 살리려면 강력한 사인 필요”

서울 주택시장의 ‘대장주’ 격인 강남구 아파트값이 반등세를 이어가는 등 부동산업계에 때 이른 ‘봄바람’이 불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2~3년간 침체에 시달렸던 서울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고 올라갈 때가 된 것이 아니냐는 ‘바닥론’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강남권에서는 재건축 아파트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강북권에서는 전세를 매매로 또는 작은 집을 큰 집으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임대수익을 목표로 소형 아파트를 찾는 투자수요도 부쩍 늘었다는 전언이다.

◇강남 재건축 끌고, 강북 실수요 밀고 = 강남구 도곡동 지점에서 근무하는 프라이빗뱅커(PB) A씨는 최근 개포주공아파트의 처분을 상담하러 온 고객에게 좀 더 보유할 것을 권했다.

현재 이 아파트 매매가가 반짝 상승하긴 했지만 작년 하락폭이 너무 컸고, 이달 말 출범하는 새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책이 나오면 추가로 하락하기 보다는 회복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건축 단지를 위주로 서울 주택시장에 모처럼 ‘햇볕’이 들고 있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값은 지난달 18일 14주만에 반등해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한 주에 0.2% 이상씩 떨어졌던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값도 12월 대선을 기점으로 하락폭이 점차 둔화해 최근 조사에서 0.03%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강남구는 개포주공3단지가 조합설립인가를 받자 나머지 단지들도 분위기를 타고 몸값이 동반 상승했다. 강동구 둔촌주공도 정비계획안이 확정됐다.

개포동 J공인 관계자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사업에 속도가 붙자 투자 수요가 일제히 움직여 개포뿐 아니라 대치동 청실·은마아파트와 둔촌주공 등도 호가가 올랐다”고 전했다.

강북에서는 노원구 상계동·중계동 등 전세가비율이 높은 단지에서 매매 수요가 일어나고 있다.

중계동 주공아파트 5단지 앞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매물이 비싸고 부족해서 매매에 관심이 있거나 값이 많이 떨어진 대형 평형으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가 제법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 아주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취득세 감면, 부동산 종합대책을 기다리는 잠재 수요가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바닥 치고 오르기는 아직 일러” = 희망적인 조짐이 보이지만 단기간내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실물경제가 살아나고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잡기 전에는 거래돼도 묵은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에 그칠 뿐 추격 매수가 들어오지 않아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지금 나오는 바닥론은 실체가 없는 심리적 현상”이라면서 “회복은 좀 더 길게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도 “집값이 한달 이상 꾸준히 올라야 바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 강남구 상승세는 ‘3일 천하’로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재건축 단지는 경기에 민감해 실물경제에 발목을 잡히기 쉽다.

최근 가계약시 약속했던 무상지분율을 대폭 줄이거나 시공을 포기하는 건설사가 줄을 잇고,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나 경기도 과천주공2단지 등 총 사업비가 1조원에 달하는 ‘공룡’ 사업장마저 잇따라 시공사 선정에 실패했다.

한강변 재건축 층수 제한 등 서울시의 규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업계는 새 정부가 과감한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 센터장은 “비강남권에서도 집값 낙폭이 둔화하는 추세라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다면 분위기가 반전될 수도 있다”면서 “다만 한시적인 조치로는 부족하고 시장에 강력한 사인을 보내야 한다”고 전했다.

개포동 J공인도 “취득세 감면과 부동산 종합대책 등으로 기대감이 현실화하면 매수세에 탄력이 붙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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