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점쟁이보다 못한 선거여론조사/김동률 서강대 매체경영 교수

[시론] 점쟁이보다 못한 선거여론조사/김동률 서강대 매체경영 교수

입력 2011-11-25 00:00
수정 2011-11-25 00: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김동률 서강대 매체경영 교수
김동률 서강대 매체경영 교수
선거철만 되면 바빠지는 사람들은 두 종류다. 점쟁이와 여론조사 업체들이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듯이, 여론조사의 정확성 여부를 두고 말들이 많다. 물론 개표 결과에 앞서 호들갑을 떨고 난리를 치는 상황을 못마땅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미래가 궁금하지 않은가? 자신이 지지한 사람이 당선됐는지 떨어졌는지, 결과를 미리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 깔렸다고 보면 된다.

선거조사가 이처럼 흥행에 성공한 배경에는 정밀 저널리즘(precision journalism)의 영향이 크다. 뭔 말씀인고 하면 과학적인 통계기법을 동원한 여론조사가 언론에서 환영받고 있다는 의미다. 단순한 사실보도나 폭로 저널리즘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것으로, 뉴스가 더 과학적·객관적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이 과정에서 통계 소프트웨어의 비약적인 발전도 무시할 수 없겠다.

선거는 끝났지만 손질할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현행 공직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 6일 전부터는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거나 보도할 수 없다. 투표일 닷새 전부터 이른바 ‘깜깜이 선거’가 이뤄지는 것이다. 우세자 편승 효과(bandwagon effect) 또는 동정표 몰림 현상(underdog effect)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이 제도는 유권자를 부화뇌동이나 하는, 아무 생각 없는 사람으로 보는 데 기인한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대졸자가 넘치는 세상에 이제는 폐지해야 하겠다. 특히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상의 온갖 루머가 난무하는 현실에서는 오히려 선거가 임박할수록 공정한 기관에서 시행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필요하다. 그래서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이 같은 제한 규정이 없다.

출구조사도 손봐야 한다. 투표를 막 마치고 나오는 현장에서 설문지를 돌려 어느 후보를 선택했는지 조사하는 출구조사는 선거 직후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투표소 현장에서 하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는 300m 거리를 두고 하는데, 이런 것들이 변인으로 작용해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환상적이긴 하지만 출구조사는 덩치가 큰 나라에서는 얼마간의 부작용이 있다. 1980년 미국 대통령선거 때 동부 유권자가 투표한 내용이 서부에서 투표를 시작하기 전에 보도되어 서부 유권자들이 동부의 투표형태를 그대로 따르는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네거티브 선거전략이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도 흑색선전의 극치였다. 당하는 쪽은 더러운 네거티브 전략이라고 비판하고 또 한쪽은 꼭 필요한 검증이라고 반박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흑색선전, 비방 공격이 가장 효과적인 선거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으로 근거 없는 공격을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유권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당 소문의 진원지는 망각한 채 “누가 어쨌다 그러더라.”는 식으로 단순히 루머만 기억하게 된다. 사람들은 머리로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투표한다. 네거티브 전략이 먹히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력보다는 이미지, 스타일 등에 좌우되며 일차원적인 정서에 현혹되기 쉽다.

그러나 네거티브 전략은 정치에 대한 혐오감과 냉소주의를 조장하게 된다. 그래서 정치인은 모두가 사기꾼이나 도둑놈 같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늘어나게 된다. 미국의 경우 2000년대 초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의 앨 고어가 절에서 합장을 하자, 부시는 고어가 불교 쪽에 가깝다고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해댔다. 열세에 있던 부시가 역전하는 데 큰 효과를 봤다. 대표적인 네거티브 전략이다. 그러나 네거티브가 횡행하는 선거는 결국 유권자들이 조금 덜 나쁜 사기꾼(The choice of lesser evils)을 뽑게 되는 허망한 상황을 가져오게 된다. 그래서 선거 관련 법의 손질이 더욱 아쉽다.

박춘선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 ‘환경호르몬과 여성질환’ 특강 진행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박춘선 부위원장(강동3·국민의힘)이 지난 4일 서울시 공익활동지원센터 교육장에서 열린 ‘2025년 제2기 서울시 난임부부 8주 프로그램’의 7주 차 강의에서 ‘환경호르몬과 여성질환, 난임과의 연관성’을 주제로 심층 강의를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사)난임가족연합회가 주관하는 서울시 난임부부 지원 과정의 일환으로, 난임부부의 신체·정서·환경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난임 정책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서 수많은 난임가족을 만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박 의원은 “난임은 단순히 의학적 문제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대 환경 변화가 여성과 남성의 생식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환경호르몬(EEDs)이 호르몬 체계를 교란해 난임·습관성 유산·배란장애·자궁내막증 등 다양한 여성질환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 생활화학제품, 조리도구, 향료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물질 속 환경호르몬의 종류와 노출 경로를 설명하고, 환경호르몬이 신경내분비계를 교란하여 난포 기능 저하, 생리불순, 습관성 유산, 심지어 후성유전학적 영향까지 초래할
thumbnail - 박춘선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 ‘환경호르몬과 여성질환’ 특강 진행

2011-11-2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