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도시재생의 진화/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도시재생의 진화/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입력 2011-11-29 00:00
업데이트 2011-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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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도시’의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세계도시란 분야별로 세계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도시를 말한다. 그런데 지금,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함께 불어닥친 부동산 위기가 세계도시의 신화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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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분별한 공간적 팽창과 도시의 내발적 발전 동력의 상실로 인해 부동산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때문이다. 그 결과 대부분 세계도시의 원(原)도심은 공동화(空洞化)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해졌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세계도시마다 앞다퉈 자신들의 특성을 살린 창조적인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활기를 잃은 원도심 등 도심의 취약지역을 어떻게 다시 살릴 것인가 하는 재생 프로젝트가 도시정책의 핵심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는 그 형식과 내용에서 급격히 진화·발전하고 있다. 도시 재생의 대상과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크게 나뉜다. 하나는 개발 잠재력이 매우 큰, 이른바 ‘핫 플레이스’에 대한 민간의 대규모 자본 투입에 의한 메가프로젝트형 재생사업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개발 잠재력이 매우 약한, 이른바 취약지역에 대한 공공의 재정 투입에 의한 소단위 재생사업이다.

사실 전자의 방식은 민간투자의 향방에 따라 그 내용과 성격이 결정되므로 기존 개발방식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의 관심은 소단위 재생사업에 있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재생과 창조의 단위가 국가에서 도시로, 나아가 도시에서 소단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가장 초보적인 마을 재생 방식은 거리벽화를 그리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 행위가 점점 발전해 지역에 부족한 공공시설물을 공급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는 지역 재생에 필요한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었다. 물리적 재생과 더불어 지역과 마을의 사회경제적, 문화적 재생 등 삶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는 통합적 재생방식이 지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경제적 활력을 찾기 위한 마을기업의 운영, 생활협동조합 운영, 마을화폐 도입 등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을 하고 있다. 문화적으로도 소규모의 마을박물관, 마을 문화관광프로그램, 예술창작가 입주공간의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러한 도시 재생 사업의 진화발전 과정을 보면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초기의 시설 개선 중심에서 이제는 프로그램이 시설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창조적 아이디어’가 투자를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주민의 참여와 공감이 사업의 생명력이 됐다는 점이다. 주민이 외면하는 시설 공급은 의미가 없다. 또 자본투입보다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인적자원이다. 단순히 행정절차 중심에서 이제는 지역활동가나 지역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한 변수가 됐다. 결국, 사람이 재생의 주체로 역할을 하게 됐다는 의미다.

최근 우리 사회도 이러한 지역 재생의 관심과 수요를 반영한 ‘도시 활력 및 재생을 위한 특별법’이 입법 발의됐다. 조속하고 또 원만하게 법안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현실적으로는 자본 투입에 의한 메가프로젝트형 사업은 어렵지만, 지역 재생의 수요만큼은 넘쳐나는 지방도시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1-11-2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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