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정된 수자원 확보는 식량안보의 보루/김선주 건국대 농공학과 교수

[기고] 안정된 수자원 확보는 식량안보의 보루/김선주 건국대 농공학과 교수

입력 2012-06-25 00:00
업데이트 2012-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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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화창한 오후 갑작스러운 비에 온몸이 흠뻑 젖었던 적이 있었다. 일기예보에서 강수확률이 낮다기에 우산을 가지고 나가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날을 ‘호랑이 장가가던 날’이라 했던가. 호랑이 장가가는 날처럼 하늘의 마음은 그 누구도 알 수가 없는 것 같다.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인간의 간절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늘은 묵묵부답인 채로 눈부시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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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건국대 농공학과 교수
김선주 건국대 농공학과 교수
5~6월은 모내기가 시작되는 시기로 이때 물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다면 한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같은 가뭄시기에는 평상시 물을 가두어 놓는 시설인 저수지에 물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에 따라 한 해 농사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전국 저수율은 평년과 비교하면 10.9% 포인트가 낮은 53.4%를 기록하고 있다. 지속하는 가뭄으로 농민들의 마음이 타들어 가는 상황에서 4대 강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지구의 여유 있는 농업용수 공급 상황은 주목할 만하다.

과거 가뭄이 극심해지면 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제한 급수하거나 하천 굴착을 통한 복류수 취수 등 비상급수를 시행했다. 이러한 임시 대책은 시간과 노동력의 손실을 가져올 뿐 아니라 충분한 농업용수 공급이 불가능하여 농산물 소출이 감소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정부에서는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부족한 농업용수와 환경용수를 공급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전국적으로 110개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공사가 완료돼 담수가 시작된 둑 높임 저수지(20개소)의 평균저수율은 모내기가 완료된 현재 전국 평균보다 약 13%가 높은 66%를 기록하고 있으며, 본답기까지 가뭄이 지속된다 하더라도 농사를 짓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저수지의 둑을 높여 물그릇을 키움으로써 사전에 농업용수를 추가적으로 확보하였기에 가능한 것으로, 심각한 가뭄 속에서도 차질 없는 농업용수 공급과 안정적인 영농활동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수원(水源)은 크게 저수지와 하천으로 나뉜다. 저수지는 물의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낮은 지역에 있는 농지에 물을 공급하는 시스템이고, 하천수를 이용하는 방법은 양수 펌프를 이용해 높은 지역까지 퍼 올린 후 필요한 지역에 공급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뭄이 지속되다 보면 하천의 수위가 낮아져 하천수를 퍼 올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낮아진 수위에 맞춰 비상 양수기를 동원한 2단 양수를 실시하게 되는데, 올해에는 4대강 본류에 설치된 보(洑)가 하천수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고 있어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예측하기 힘든 폭우와 가뭄 등 자연재해의 발생빈도가 잦아질 미래를 생각할 때 4대 강 사업은 기후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큰 의미를 가진다. 불확실한 미래의 기후여건 속에서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를 통한 식량안보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2012-06-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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