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과 음식점들이 번성했던 무교동 유흥가란 옛 중부소방서(현재 파이낸스 빌딩 옆 공원 자리)에서 광교에 이르는 500여m의 무교로를 가운데 두고 좌우의 무교동, 다동, 서린동 일대를 일컬었던 말이다. ‘스타다스트’ 같은 대형 나이트클럽과 극장식 식당, 대중음식점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스타다스트 옆에는 무교동 낙지골목이라 하여 60여개의 낙지 전문 음식점들이 주당들을 유혹했다. 음악다방 ‘쎄시봉’도 근처에 자리 잡았었다.
무교동이 쇠락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중반 그 일대가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고 강남이 개발되면서 유흥주점들이 옮겨 가던 때부터다. 도로가 확장되고 고층건물들이 들어서면서 그 시절 술꾼들의 애환이 서린 장소도 함께 자취를 감추고 기억 속에만 남게 되었다. 사진은 1969년 12월에 촬영한 무교동의 한밤 네온사인 풍경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2013-05-13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