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窓] 회초리가 필요한 성인-아이/서광 스님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생명의 窓] 회초리가 필요한 성인-아이/서광 스님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입력 2014-09-06 00:00
업데이트 2014-09-06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서광 스님·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 스님·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올 들어 세월호, 윤 일병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 인간의 도덕성 발달과 교육에 관한 주제들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된다. 울산, 칠곡 계모사건도 그렇고 관련된 뉴스들을 보고 있자면, 사건 자체나 가해자들을 향한 건강치 못한 심리적 반응을 넘어서서, 또 다른 대상들을 향해 일어나는 불편한 마음을 감당해야 할 때가 적지 않다.

심리학자 로렌스 콜버그는 우리 인간은 크게 3단계 수준의 도덕 발달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첫 번째 과정은 출생에서 9세 사이로 주로 부모에 의해 형성되고, 자기중심적이며 상과 벌, 욕구충족에 의해서 행동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이 수준의 아이에게는 힘과 권력이 곧 도덕이다.

두 번째 발달수준은 9세에서 청년기 사이에 형성되는데, 상대중심적이고 사회질서에 동조하고 따르려고 노력하는 단계다. 이 수준에 있는 아이에게 도덕은 부모와 사회적 규칙, 법률을 따르는 것이다.

세 번째는 청년기 이후 성인기에 발달하며 보다 높은 차원의 도덕이다. 이 수준에 있는 성인은 옳고 그름이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가치임을 안다. 그래서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을 둔 개인적 양심과 가치를 따른다.

콜버그의 도덕발달 단계를 보면 인간의 존귀함이나 양심, 가치 등에 대한 이해는 성인기에 발달한다. 그런데 우리 가운데 육체 나이는 성인이지만 도덕 나이는 어린아이 수준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하루가 멀게 터지는 크고 작은 뉴스의 주인공들이 바로 어린아이 수준의 도덕발달에 머물고 있는 성인-아이(육체는 성인이지만 도덕정신은 아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인-아이에게는 힘과 권력이 곧 도덕이고 자기중심적인 욕구충족이 도덕이다. 그래서 그들은 성인-어른(육체와 도덕정신 모두가 성인)이 왜 충격을 받고 분노하는지 잘 모른다. 성인-아이는 반드시 벌을 받고 혼이 나는 경험에 의해서만 나쁜 행동을 멈춘다. 왜냐 하면 그들에게 양심발달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인-어른들은 성인-아이들도 자기들과 똑같은 도덕성을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양심이 없고, 욕구충족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파괴하는 성인-아이들을 향해서 분노하고 절망하게 된다. 또한 성인-아이들이 저지른 범죄를 대하는 성인-아이 판사, 변호사, 정치인, 학자, 군인, 경찰, 시민들은 성인-어른인 판사, 변호사, 정치인, 학자, 군인, 경찰, 시민들을 화나게 하는 제2, 제3의 반응들을 일으킨다. 이를테면 성인-아이가 저지른 엄청난 성범죄, 폭력, 살인행위를 성인-아이의 판사가 어이없게 판결하는 경우다. 그들은 범죄의 고의성, 살해의도를 운운하지만, 성인-아이는 처음부터 고의성, 의도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냥 동물적 욕구, 본능에 이끌려서 행동했을 뿐인데 말이다.

성인-아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자기 얼굴을 가리거나 눈만 감으면 세상 사람들이 자기를 보지 못한다고 착각한다. 그런 성인-아이 범죄자들에게 범죄자의 인권이라는 미명 아래 점퍼 속에 얼굴을 숨기도록 허락하고, 얼굴 없이 보도하는 TV뉴스가 성인-아이에게는 범죄행위를 두둔하는 잠재적 방패, 보호, 재발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성인-어른들은 더욱 화가 나는 것이다.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을 아직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성인-아이들의 범죄를 대하는 성인-아이 정치인들과 법조인, 학자, 군인들의 동병상련이 갈수록 우리 성인-어른들을 힘들게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2014-09-06 22면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