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책사업 결정 이후 잇단 불복을 우려한다

[사설] 국책사업 결정 이후 잇단 불복을 우려한다

입력 2011-05-16 00:00
업데이트 2011-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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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오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선정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공식 발표에 앞서 대전 대덕특구가 과학벨트로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실이라면 대덕특구에는 과학벨트 특별법의 규정에 따라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등 핵심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대덕특구와 대구·경북, 광주·전남은 과학벨트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정부 결정이 어떻게 나오든 수용해야 하지만 탈락될 것으로 보이는 곳의 반발이 벌써부터 거세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단식에 들어갔고, 이상효 경북도의회 의장은 삭발을 했다. 정부가 3월 말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모두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자,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반발한 것과 비슷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를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하는 대신, 진주로 옮기기로 했던 국민연금공단을 전북에 재배치하기로 하자 경남과 전북 모두 반대하며 감정싸움을 하는 것도 걱정스럽다.

시간이 갈수록 지역 간 대립이 격화되는 것은 유감스럽고 안타깝다. 정부의 매끄럽지 못한 일 처리도 물론 중요한 요인이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나만 혜택을 보겠다.’는 이기심 때문이다. 각 부문의 전문가들이 나름의 기준과 판단에 따라 결정한 것을 놓고 반발한다면, 정부도 필요 없고 전문가도 필요 없다. 지역을 발전시켜야겠다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애향심이라고 좋게 이해할 수도 있다. 중요한 국책사업에서 탈락한 경우의 상심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나름의 합리적인 결정까지도 인정하지 않고 반발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도를 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지사나 시장, 군수, 해당지역 출신 국회의원 등 지도층 인사들이 지역갈등을 완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과 입지를 위해 갈등을 부채질하고 부추기는 것은 한심하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말마따나 지자체 책임자들이 과격한 언행을 서슴지 않고 정치인들이 선동적 구호를 마구 쏟아내는 것이 한국 정치, 사회의 현주소다. 경제력 세계 15위권의 한국 수준이 겨우 이 정도다. 정말 서글픈 일이다.
2011-05-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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