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정부와 서울신문의 선순환적 협력/박제국 행정안전부 인력개발관

[옴부즈맨 칼럼] 정부와 서울신문의 선순환적 협력/박제국 행정안전부 인력개발관

입력 2012-06-06 00:00
업데이트 2012-06-06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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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에 나가 보면 ‘생산 직매형 의류전문점’(SPA 브랜드)이 많이 확산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SPA 브랜드는 제품의 기획 및 생산에서부터 유통과 판매까지 일괄 수행하는 수직통합으로 최신 유행의 옷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강점을 갖고, 최근 5년간 세계 상위 3대 브랜드의 평균 연매출 증가율이 18%에 이를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한때 섬유산업이 주력분야였던 우리나라도 이들과 경쟁하고자 토종 SPA 브랜드들을 육성하는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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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국 행정안전부 인력개발관
박제국 행정안전부 인력개발관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에 따라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변화해야 살아남는 것은 상품뿐이 아닐 것이다. 정부의 정책이나 서비스도 시대환경이나 국민 요구에 따라 만들어지지만, 상품과 달리 별도의 수명주기(Life Cycle)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과연 이 정책이 지금도 필요한지 철저히 확인하지 않는 한 계속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현직을 떠났지만 모 차관께서 “정부정책에도 유통기한이 존재한다. 만약 여러분이 오래전에 만들어진 법령이 지금도 적합한지를 고민도 해보지 않고 집행한다면, 이는 마치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판매하려는 경우와 다름없다.”라고 말씀하시던 기억이 난다.

지난 5월 29일 자 서울신문에 장학생 지원에 관한 보도가 있었다. 이 제도는 1979년 공직에 이공계 전문인력이 부족하던 시절에 생겨나, 그동안 기상·원자력 등 특수분야 장학생을 선발하여 졸업 후 공무원으로 유치하는 데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공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30여년 전의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재검토해야 할 일이 생긴 것이다. 사실 이 제도는 아직도 일부 필요한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선진국뿐 아니라 중동·아프리카·남미 등 다양한 지역과 협력이 확대되어 다양한 지역 전문가를 필요로 하지만, 경쟁시험만으로 인재를 뽑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앞으로 장학생 선발분야를 구체화하여 아랍어 및 특수과학기술 등 새로이 필요한 전문분야 인력을 유치하는 데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젊은이들에게 공직을 소개하고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자 지난달 서울과 부산 및 광주를 순회하는 공직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특히,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 예상을 훨씬 넘는 관심과 방문으로 상담코너를 대폭 확대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사실 이번 행사는 국민에게 공직 정보를 제공하려고 마련되었지만, 행사장에서 근무한 각 부처 공무원들로서도 국민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좋은 소통의 장이 되었다. 이렇게 행정이 발전할수록 공직자들에게는 더 많은 능력과 책임이 요구된다. 법령을 준수하고, 빨라진 정책의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줄 알아야 한다. 마치 축구경기에서 골키퍼는 한 명 그대로인데 골대가 자꾸 커져서 수비범위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약, 세계 의류시장의 SPA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정부 서비스도 국가 간 경계를 넘어 경쟁적으로 제공되고, 국민이 다른 정부의 서비스를 비교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우리의 행정서비스가 해외에 수출될 수 있을까? 일전에 학계 원로 한 분을 뵈었는데, 요즈음 해외 학자나 외국 관료들을 만나면 우리나라 행정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우수성을 연구하고 싶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개발도상국 사이에서는, 단기간 내에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궈낸 한국의 행정을 배우려고 공무원들을 파견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에 자만하지 않고, 세계 일류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행정을 구현하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국민을 위해 일 잘하는 정부로 더욱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부족한 점은 비판하되, 잘하는 점은 격려 지원하는 선순환적 협력을 서울신문이 선도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2012-06-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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