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전한 지역·학교간 수능격차, 교과부 뭘했나

[사설] 여전한 지역·학교간 수능격차, 교과부 뭘했나

입력 2010-04-15 00:00
업데이트 2010-04-1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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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첫 수능 성적 공개에서 확인됐던 지역 간·학교 간 격차가 2010학년도 수능시험에서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어제 발표한 분석 결과를 보면 표준점수의 지역 간 평균은 영역별로 31~44점, 학교 간 평균은 60~73점 차이가 났다. 2005년부터 2009학년도까지 5년간의 표준점수를 대상으로 한 지난해 분석에선 지역 간 33~56점, 학교 간 57~73점의 격차를 보였다. 올해와 비교해볼 때 지역 간 격차는 약간 개선됐지만 학교 간 격차는 거의 좁혀지지 않았다. 경기 의왕, 강원 횡성 등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가 있는 지역이 수능 상위권을 휩쓴 것도 이전과 다를 바 없다.

교육당국은 지난해 수능 도입 17년 만에 성적 공개를 결정하면서 지역 간·학교 간 학력 격차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따른 실질적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우리는 학교 서열화와 입시경쟁 심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한편으로 이왕 정부가 성적 공개에 나선 만큼 명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성적 불균형을 줄일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자율과 경쟁’을 명분으로 성적 공개를 강행하는 데만 관심이 있고, 정작 공을 들여야 할 교육격차 해소책 마련에는 손을 놓고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들게 한다. 오히려 특목고, 자사고 등 귀족학교에 대한 열망만 부추겼다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교육당국은 지난해 1~4, 5~6, 7~9등급으로 구분했던 것에서 한 발짝 나아가 이번엔 1~9등급까지 개별 등급별로 보다 상세하게 분석했다. 학교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포함해 모든 연구진에게 수능 원자료를 제공키로 한 마당이다. 이렇게 되면 학교 순위가 까발려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기에 초·중·고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까지 학교별로 홈페이지에 게재될 경우 교육현장의 혼란과 부작용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학생을 잘 가르치기 위한 교사와 학교의 경쟁은 필요하다. 그것만이 공교육이 살 길이다. 그러나 이는 각 지역과 학교의 교육여건에 대한 당국의 정확한 진단·처방과 보조를 맞춰나갈 때 힘을 발휘할 수 있다.
2010-04-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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