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대와 공기업 ‘국사 살리기’ 반갑다

[사설] 서울대와 공기업 ‘국사 살리기’ 반갑다

입력 2010-07-13 00:00
수정 2010-07-1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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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2014년 입시부터 고교에서 한국사를 이수한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서울대 입시가 대학입시의 방향을 좌우하는 만큼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2014년 대학입시라면 지금 중3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대상이다. 당장 내년부터 각 고교에서 국사교과 개설이 이어질 게 뻔하다. 고사 직전 상황에 처한 학교 역사교육의 전환을 이룰 만한 조치다. 앞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들은 지난 1일부터 직원채용 때 한국사 능력을 반영토록 한 인사운영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늦게나마 역사의 중요성을 직시해 실천에 나선 움직임들이 반갑다.

역사는 그것이 어두운 과거이건 밝은 기록이건 있는 그대로를 가르치고 배운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각국이 역사·전통의 중요성을 인식해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역사교육을 외면, 홀대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해 확정된 개정 교육과정만 하더라도 시행될 경우 한국사 과목은 사회과목의 일부로 편입돼 사실상 실종될 판이다. 올해 수능시험에서 사회탐구 과목 중 국사시험을 선택한 응시자가 열 명 중 한 명 꼴에 불과한 것만 보더라도 우리 국사교육이 얼마나 뒷걸음질치고 있는지 극명히 드러난다.

글로벌 시대에 역사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에 열을 올리고 일본이 과거사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한 예이다. 글로벌 인재로 인정받아도 국제사회에서 제 나라 역사를 모른 채 경쟁에 뛰어든다면 패배는 뻔한 것이다. 대학입시며 취업에서 까다롭고 불편한 과목이란 인식 아래 우리 역사를 피하려 든다면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대다수의 우리 국민은 역사와 역사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얼마 전 국민권익위가 2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22곳이 채용 시험에 한국사를 반영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더 늦기 전에 역사교육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2010-07-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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