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남시 ‘이숙정 사건’ 처리 적반하장이다

[사설] 성남시 ‘이숙정 사건’ 처리 적반하장이다

입력 2011-05-11 00:00
수정 2011-05-11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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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가 이숙정 시의원이 행패 부린 장면을 공개한 판교동 주민센터의 동장을 사실상 좌천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성남시는 그제 조모 동장을 다른 구 동장으로 전보조치했다가 곧바로 ‘시민행복특별팀’으로 인사했다고 한다. 그 팀은 역량 미달 등 이른바 문제 공무원들이 가는 곳이라니 누가 봐도 보복성이 짙어 보인다. 성남시의 이번 인사는 적반하장 격이다. 자신을 몰라본다는 이유로 직원에게 서류더미를 던지며 행패를 부린 이 의원은 멀쩡한데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도리어 동장에게 죄를 묻는 것이 정당한 행정행위인가.

성남시의회 민주당 시의원들은 이미 이 의원에 대한 제명징계 요구안을 두번이나 무산시켜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은 바 있다. 그것도 모자라 민주당 출신 이재명 성남시장까지 한통속이 돼 의회 편을 드는 인사를 하다니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이 따로 없다. 이 시장은 취임 직후 나랏돈 5400억원을 못 갚겠다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더니만 무상급식도 모자라 무상교복까지 들고 나온 포퓰리스트 아니던가. 이번 사건 처리과정을 보면 민주당은 공당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나 진배없다. 한때 도둑질한 시의원까지 감싸며 중증 도덕불감증을 보인 민주당의 행태는 갈수록 태산이다.

성남시 인사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고 본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주민들을 최일선에서 접촉하는 동장 길들이기 차원에서 본때를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친(親) 한나라당 성향의 동장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고, 민주당으로 말을 갈아타라는 줄서기를 강요한 것 아니겠는가. 지난 정권에서 한나라당이 휩쓸던 지방권력이 지난해 지방 선거에서 민주당 쪽으로 대거 넘어간 것은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의 결과다. 민심은 안중에도 없고 오만하게 지방권력을 휘두르다 매를 맞은 것이다. 지금 민주당이 하는 짓이 꼭 그 꼴이다.
2011-05-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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