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MB·박근혜 회담, 정치문화 발전 계기되길

[사설] MB·박근혜 회담, 정치문화 발전 계기되길

입력 2012-09-03 00:00
수정 2012-09-0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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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어제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현직 대통령과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만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이나 최근의 정치 상황은 당연한 만남조차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만들어 왔다. 여당의 대통령 후보는 임기말에 인기가 떨어진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이 때문에 대통령이 탈당하는 전례가 적지 않았다. 이 대통령과 박 후보의 만남은 적어도 이 같은 대통령·여당후보 간의 바람직하지 않은 관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은 태풍피해 대책과 성폭력 등 안전 문제, 등록금·보육 부담을 비롯한 생활경제 등 시급한 민생 현안들을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새누리당 발표에 따르면, 주로 박 후보가 민생 현안과 관련해 현장에서 보고 들은 얘기들을 전달하고 해결책을 요청하면, 이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챙겨 보겠다는 식으로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오는 12월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후보 선출과 득표 활동에 몰두하면서 국민에게는 가장 중요한 민생 문제들이 소홀히 다뤄져 온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회동을 계기로 민생 문제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회복되기를 기대한다.

이 대통령과 박 후보 간의 회동은 배석자 없이 독대하는 형식으로 100분 동안 이뤄졌다. 따라서 두 사람 사이에 민생 문제 말고도 정치 현안 등 다른 주제의 대화들도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 내내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 분위기로 미뤄 보면 이 대통령은 임기말까지 국정과제들을 마무리하고, 박 후보는 전당대회 직후부터 보여온 대통합의 흐름을 이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고 대선전이 본격화되면 여당 내에서도 현 정부와의 차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어떤 관계를 이끌어갈지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여와 야, 전 정권과 차기 정권이 대화의 문을 닫아걸고 무조건 반목하는 후진적 정치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2012-09-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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