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장 패륜 인터넷 방송, 이대로 둘 순 없다

[사설] 막장 패륜 인터넷 방송, 이대로 둘 순 없다

입력 2013-06-15 00:00
수정 2013-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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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개인방송의 패륜 실태가 막장 드라마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 실시간 인터넷 방송 ‘팝콘 TV’에서 유포돼 일주일간이나 떠돌던 음성 녹음 ‘김밥천국 패륜남’을 들어 보라. 한 젊은 남자가 분식 업체인 김밥천국에서 중년의 여자 종업원에게 김밥과 돈가스 등 음식을 전화로 주문한 뒤 “다 적으셨어요?”라고 묻고 “수고하셨어요. 이 따까리 같은 ×야”, “이 개××야, 븅× 같은 ×야” 등을 쏟아냈다. 입에 담기도 민망한 저질적인 막말과 욕설에 듣는 귀를 의심할 정도다.

서울신문 사회면에 이 고발 뉴스가 나가자 ‘팝콘 TV’는 해명 자료를 내고 “팝콘 TV 회원이 음성 부분을 발췌, 편집해 인터넷 커뮤니티에 노출된 것”이라며 회원의 잘못을 플랫폼 사업자가 책임질 수 없고, 다만 신모씨의 아이디를 사용 정지시켰다고 했다. 좀 더 파악해 봤더니 신씨는 다른 인터넷 방송에 장난 전화라는 개념으로 114 여성 상담원, 맥도날드 여직원 등과의 통화에서 모욕과 욕설을 퍼부어 논란을 일으켰다는 인물이었다. 음성 파일뿐만 아니라 혐오스러운 동영상 다수를 올렸다.

시민 저널리즘을 제창한 댄 길모어는 이런 부작용을 상상하지 못했겠지만, 웹 2.0에 기반한 ‘1인 미디어 시대’에 선정성을 내세운 온갖 패륜남, 패륜녀들이 인터넷을 활보하고 있다. 이런 막장 패륜 동영상과 음성 파일을 ‘표현의 자유’로 옹호할 순 없다. 인터넷으로 열린 세상이 참을 수 없는 쓰레기통이 되기 전에 적극적 제재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신씨 같은 유의 인사들이 유료 아이템을 얻어 수익금을 나누기 위해 알몸, 욕설, 자해, 성행위 등 엽기적 소재와 선정성을 마음껏 활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 신씨의 행위와 표현의 자유 사이에는 네이키드(홀딱 벗기)와 누드(예술적 표현)만큼의 넘을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인터넷 방송 채널이 무려 3500개로, 15명의 전담 요원으로 커버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변명해선 안 된다. 플랫폼 사업자는 물론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업자와 함께 자율적 대처 방안을 찾아야 한다. 나아가 자율 규제만 되뇔 게 아니라 ‘3진 아웃제’ 도입 등 법적·행정적 차원의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2013-06-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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