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존폐 걸고 특검 수사 이어갈 각오 돼 있나

[사설] 검찰, 존폐 걸고 특검 수사 이어갈 각오 돼 있나

입력 2017-02-27 22:44
수정 2017-02-27 22:4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연장 불승인으로 오늘 종료된다. 황 대행은 특검 1차 수사 시한을 하루 앞둔 어제 “특검의 목적과 취지가 달성됐다”며 불승인 사유를 밝혔다. 특검 연장에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만큼 국정 안정을 위한 판단이라고도 덧붙였다. 황 대행은 특검이 요구한 연장 카드를 열흘 넘게 주물렀다. 막판 결정이 과연 국정 안정을 위한 최선의 처방이었는지 진정성은 의문스럽다.

당장 야당 쪽의 반발이 극심하다. 야권은 황 대행의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강력 카드를 꺼내 들었다. 3월 임시국회에서 새 특검법을 국회의장 직권상정해 특검 수사를 연장하겠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야권의 반발 자체가 아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특검 연장은 국민 10명 중 7, 8명이 희망했던 사안이다. 연장이 불발되자 반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이러니 야당으로서는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열차에 올라탄 처지다.

여론을 묵살한 황 대행도 그렇지만 야당의 초강수 대응도 위태롭다. 황 대행 탄핵을 밀어붙인다면 조기 대선과 맞물려 국정 혼돈은 심해질 것이 뻔하다. 특검 연장 불승인을 비판하는 여론 중에도 야권의 강경 처방에 고개를 젓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분명한 사실은 야당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특검은 거대한 국민적 요구로 출발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 농단 의혹을 파헤치는 특검법이라면 수사 연장을 수사 대상인 대통령에게 승인받는 합의는 애초에 패착이었다. 황 대행의 불통과 야권의 무능에 민심은 지금 두 배로 고달프다.

박영수 특검팀은 과거 어느 특검도 견줄 수 없는 수사 성과를 거뒀다. 국민 지지를 한몸에 받은 이유다. 성역 없는 수사를 과연 검찰이 이어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권력 입맛이나 살핀 무기력한 검찰에 얼마나 분통이 터졌었나. 특검의 과속·과잉 수사가 지적되기도 했으나, 그런 트라우마 때문에 압도적 여론이 특검 연장을 지지했다.

특검이 못다 한 수사는 산적해 있다. 박 대통령 대면 조사는 불발됐고 세월호 7시간과 비선 진료 의혹은 안갯속이다. 삼성을 뺀 재벌 기업들의 뇌물죄 의혹은 손도 못 댔다. 구속망을 빠져나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국정 농단 방조 의혹을 이번에는 봐주기 없이 파헤칠 각오를 검찰은 하고 있는가. 특검의 거침없는 수사 의지와 성과를 국민은 똑똑히 지켜봤다. 검찰은 존폐의 명운을 건다는 결기로 특검 수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2017-02-28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