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권교체는커녕 유권자 실망시키는 국민의힘

[사설] 정권교체는커녕 유권자 실망시키는 국민의힘

입력 2021-08-22 20:28
수정 2021-08-23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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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최근 행보를 보면 지난 4ㆍ7 재보궐선거에서 50%대의 정권교체 열망을 모은 제1야당이 맞는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주말에는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가 이준석 대표를 끌어내리고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려 한다는 언론 보도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대표의 거취를 논하는 것은 윤 전 총장의 말처럼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황당무계한 일”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공정성’에 의구심을 거두지 않는 발언은 오히려 강도가 더해지고 있다.

국민의 피로감은 이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 사이의 갈등으로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다. 전화 통과 과정에서 “곧 정리된다”는 이 대표 발언의 주체를 놓고 설전을 벌인 두 사람이다. 하지만 정작 국민은 사적 통화가 일상적으로 녹음되고, 그 내용이 자의적 해석이 붙여져 공개되는 신의(信義)의 부재(不在)에 극도로 실망했다. 대책을 논의한다는 최고위원회에서는 대표와 최고위원 사이에 “정신 차리라”거나 “대표에게 경고한다”는 말이 오갔으니 ‘봉숭아학당’이 따로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무엇보다 큰 실책은 대선 주자 1차 토론회를 취소하고, 2차 토론회를 비전 발표회로 형식을 바꾼 것이라고 본다. 당초 결정이 번복된 원인이 다른 후보도 아닌 당내 가장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 윤 전 총장 진영의 반발에 따른 것이라니 더욱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리 콩가루 집안의 모습으로 계속 우왕좌왕한다면 대선에서 필패(必敗)임을 국민의힘은 알아야 한다. 지금의 당내 혼란이 ‘내년 대선’이 아닌 ‘대선 이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이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들은 가슴에 손을 얹어 보라. 정권교체의 여론이 높은데도 패배한다면 다음번엔 무슨 염치로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는가.



2021-08-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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