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헌 및 헌법불합치 법안 33건 방치한 국회

[사설] 위헌 및 헌법불합치 법안 33건 방치한 국회

입력 2024-04-19 01:46
수정 2024-04-19 01:4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어긋나거나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정했는데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사안이 33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법안은 21대 국회 종료일인 5월 29일까지 처리되지 못할 경우 자동 폐기된다.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져 국회로 공이 넘어온 법률 중 18일 현재까지 개정 법안이 처리되지 못한 사안이 19건,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고도 미개정된 사안이 14건에 이른다. 국회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낙태죄 폐지 법안의 경우 2019년 4월 헌재가 형법상 자기낙태죄·의사낙태죄 처벌 규정에 대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과 함께 2020년 12월 31일까지 개정하도록 시한을 제시했으나, 국회에서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낙태수술이 가능한 임신 기간을 언제까지로 하느냐가 병원마다 제각각이고 낙태약이 불법으로 유통되는 현실에서 관련 입법 공백은 여성들을 무법의 위험지대로 내모는 것이다.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사정이 더 심하다. 2009년 헌재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과 함께 2010년 6월 30일을 개정 시한으로 정했는데 15년째 방치돼 있다.

위헌 법률 방치는 국회의 직무유기다. 그리고 실질적 피해자는 국민이다. 여야가 정치적 성격이 강한 법안들을 놓고 힘겨루기만 이어 가다 21대 국회가 끝나 버리면 위헌 법률들은 어느 세월에 바로잡힐지 알 수 없다. 총선이 끝났다고 국민 혈세를 세비로 받는 여야 의원들의 책무가 덜어진 게 아니다. 여야는 21대 국회 종료 전까지 결자해지의 자세로 최대한 관련 법안 처리에 노력을 다해야 한다.

2024-04-19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