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
술의 역사를보면 외부 요인에 따라기득권이 바뀐 모습을 볼 수 있다. 1970년대 주류 업계를 주름잡았던 막걸리는 1980년대에는 맥주에게 그 자리를 내 줬다. 이유는 칼라 TV의보급이다. 1981년부터 시작한 칼라TV는 기존 흑백TV에서 보지못핸 맥주의 황금색과 흰 거품을 확연히 보여준다. 이때부터 맥주는 고급 주류에서 대중적인 문화로 바뀌게 되며 한국 주류 산업의 최대 소비품로 떠올랐다.
이번 코로나로 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술 문화는 다양해졌다. 각자 희망하는 술을 하나 구입 후 랜선 술자리를 가지기도 하며, 판매처에서도 랜선 시음회 및 설명회 등을 강화하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 역시 칵테일 만들기 등 홈술, 혼술에 맞는 채널이 늘어나고 있다.유일하게온라인구매가 가능한 전통주는 꾸준히 시장을 확장하고 있으며 집 가까운 곳의 편의점, 소매점 주류 매출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주류를 구매할 때 언텍트만 바라는건 아니다.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주류박람회에서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진행하면서 무려 2만 3000여 명이 방문했다. 지난해 대비 참가 업체수는 40%나 줄었지만 방문자 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정작 소비자들의 잠재의식 속에서 대면접촉을 희망하는 꿈틀거림이 있는것이다.
최근에 요식업 시장에선 가족, 연인 등의 시장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이야기한다. 사회적 조직과 개인이 멀어진 순간, 개인과 가족 중심으로 소비 시장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통주 소믈리에 등이 포진한 전통주 전문 한식 주점 등이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술을 한병 두고 깊이 있게 대화할 수 있는 전문성이 강조된 요식업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