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금양호의 아픔/이춘규 논설위원

[길섶에서] 금양호의 아픔/이춘규 논설위원

입력 2010-04-16 00:00
수정 2010-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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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20일 만에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15일. 천안함 실종자들을 수색하러 백령도에 갔다가 지난 2일 침몰한 금양 98호는 수심 78m 서해에 가라앉아 말이 없었다. 선원 9명 중 사망자 2명을 제외한 7명의 실종자들은 대부분 배 안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살아서 외로웠던 그들.

선원들은 보상을 바라고 수색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었다. 의무도 없었다. 조국이 부르자 두 말 없이 갔다. 같은 뱃사람인 실종 수병들을 찾기 위한 일념이 사나이 가슴에 불을 댕겼다. 대부분 살붙이도 없는 그들이다. 당연히 조국이, 국민이 장하고 고마운 그들을 보듬어야 한다.

금양호 사망자 빈소는 처음 썰렁하다 언론의 질타에 지도층이 조문하고 있다. 실종자 수색도 비용 논란 끝에 뒤늦게 본궤도에 올랐다. 이러면 누가 조국을 위해 몸을 던지겠는가. 악을 써줄 사람도, 슬피 울어줄 사람도 거의 없는 현실이 금양호 선원들의 서러움이요, 아픔이다. 이제 그들에게도 따뜻한 관심을 쏟자. 그들이 보여준 의로움에 보답하자. 최대한 예우하자.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10-04-1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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