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어떤 이별/육철수 논설위원

[길섶에서] 어떤 이별/육철수 논설위원

입력 2012-08-28 00:00
수정 2012-08-2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주말 저녁, 아파트 승강기에서 어느 일행과 마주쳤다. 두어 살쯤 된 여자 아이의 눈엔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할아버지 품에 안긴 아이는 무척 서러운 듯했고, 옆에는 아이의 부모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있었다. 승강기에서 내린 젊은이들은 쏜살같이 사라졌다. “쟤, 또 울 것 같아.”라는 말을 남기고…. 잠시 후,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옛날 일이 떠올랐다. 객지에서 6남매를 키운 나의 부모님은 형제들을 순번대로 6개월~1년씩 시골 외가와 친가에 맡겼다. 나는 여섯살 때 외가에서 반년 동안 지냈다. 여름날 부모님과 외가에 갔는데, 잠깐 밖에서 놀다 오니 부모님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때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절망과 설움이 50여년의 세월을 뚫고 밀려왔다.

내 자식에겐 안 그러려고 했는데, 큰딸이 어렸을 때 어머니께 신세를 졌다. 딸은 헤어질 때마다 참 많이 울었다. 하지만 그때, 엄마·아빠는 더 가슴이 미어진 걸 모를 거다. 주말에 만난 그 아이에게도 언젠가 부모의 아픔을 헤아릴 날이 오겠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12-08-28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