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친구의 시집(詩集)/손성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친구의 시집(詩集)/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입력 2013-12-16 00:00
수정 2013-12-1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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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지를 통해 조병화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한 친구가 시집을 냈다. 상을 여러 번 받을 만큼 문재(文才)를 인정받았지만 직장 일을 하느라 등단 20여년 만에야 틈틈이 써 온 시를 처음으로 묶어 펴낸 것이다. 분수와 부끄러움을 모르고 시를 쓰는 데까지 욕심을 냈던 나는 부러워하면서도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 주었다.

아마추어에게는 쉬운 시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난해한 시를 볼 때면 ‘좀 쉽게 쓸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한 적이 더러 있다. 그런 면에서 친구의 시는 참 이해하기 쉬워서 좋다.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아 쉬운 어휘로 쓰기 때문이다. “어눌하고 거동이 불편한 사내가/ 손가락에 검정 때를 묻힌다 /하루에 서른 켤레는 닦아야/ 입에 풀칠이나 할 수 있다며/ 자신의 고단한 삶을 닦는다(구두를 닦으며)”

끊임없이 사물을 관찰해서 의미를 전달해 주는 시인은 고독한 철학자와도 같다. 부귀와는 아무 상관없는 고생스럽고 외로운 길을 걸어가는 그들이다. 시인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한편의 시를 읽는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2013-12-1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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