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벌교 홍교/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벌교 홍교/서동철 논설위원

입력 2014-04-08 00:00
수정 2014-04-0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전남 보성 벌교읍에는 벌교천을 가로지르는 돌다리가 하나 걸려 있다. 보물 제304호 벌교 홍교다. 홍교(虹橋)는 석재를 다듬어 아치 모양으로 쌓은 무지개 모양 다리다. 상당한 수준의 공학적 이해가 뒷받침돼야 지을 수 있다. 홍교는 벌교(筏橋)라는 땅이름의 유래가 됐던 뗏목다리가 홍수로 떠내려가자 숙종 44년(1718) 선암사의 초안선사가 세웠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냇물을 건너게 해주는 월천공덕(越川功德)을 중요한 선업(善業)의 하나로 친다.

벌교에선 60년마다 이 다리에 제사를 지낸다. 돌다리라도 한 갑자(甲子) 정도 쓰면 고쳐야 하지 않았을까. 제사란 재물을 거두어 다리를 수리하고, 주민들이 한데 모여 화합을 다지는 축제였을 것이다. 기자 초년병 시절 홍교의 이런 내력을 처음 듣고 다음 제사가 꼭 보고 싶었다. 그런데 까마득하게 느껴졌던 세월이 흘러 어느덧 2018년으로 다가왔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4년마다 돌아오는데도 난리인데 홍교 제사는 한 사람이 두 번 보기가 어렵다. 의미 있는 축제인 만큼 벌교에선 조만간 제사 준비위원회라도 출범시켜야 하지 않을까.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4-04-08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