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지하철 방송/이지운 논설위원

[길섶에서] 지하철 방송/이지운 논설위원

이지운 기자
입력 2019-12-05 17:48
업데이트 2019-12-06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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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내 방송이 가끔은 반가울 때가 있다. 누군가 제 안방인 듯 통화할 때 ‘휴대전화로 크게 통화하지 말라’는 방송이 그렇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통화에 정신이 팔려 자신을 위한 방송을 듣지 못하는 걸 볼 때 방송의 효용성에 깊이 회의하게 된다. ‘가방을 뒤로 메면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준다’는 내용도 들어야 할 사람에게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런 승객일수록 귀에다 이어폰을 꽂고 자신만의 방송에 집중하기 쉽다. 그러니 음악을 이어폰으로 크게 들어서는 안 된다는 방송은 더 말할 것도 없겠다. 결국 누군가의 ‘무례’로 피해 보는 승객들에게 좀더 많이 전달되는 내용들인데, 위로가 되기보다는 가끔은 도리어 화를 북돋는 건 아닌가 싶다. 열차 내에서 물건을 팔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은 허탈하기까지 하다. 극소수만을 대상으로 할 뿐이고, 방송을 듣고 판매 행위를 그칠 일도 아니지 않은가.

더 근본적으로 ‘왜 이런 교육을 지하철에서 받아야 하는가’ 고민한다. 여태 우리는 불특정 다수를 ‘국민교육’을 시켜야 하는 수준인가. 고성방가, 노상방뇨 금지 수준의 ‘공중도덕’을. 가장 이상한 것은, 이상한 내용의 교육이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뛰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건 다 안다. 그런데 왜 걷지도 말라는 걸까?

jj@seoul.co.kr
2019-12-0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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