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수첩거리’/전경하 논설위원

[길섶에서] ‘수첩거리’/전경하 논설위원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19-12-18 22:46
업데이트 2019-12-19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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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수첩에 다음달 잡힌 약속들을 표시하다가 아예 수첩을 바꿨다. 작년 요맘때부터 시작되는 수첩을 참고삼아 새 수첩에 계속되는 정기모임 날짜를 표시하고 잊어버리면 안 될 약속들을 점검했다. 음력으로 지내는 제사나 생일 등 집안 대소사를 기록하는 것도 절대 필요하다. 책 한 권을 끝내면 책거리를 하는 것처럼 ‘수첩거리’를 한 셈이다.

1년여 동안 누구를 만났고 어떤 주에는 이런저런 약속이 너무 많았구나 등을 떠올리는 것은 나름 소소한 재미를 줬다. 그러다 수첩에 적혀 있는 한 이름에 모든 행동이 한참 동안 멈췄다. 올 상반기에 만난 뒤 하반기 들어 한 번 보자고 문자메시지만 주고받았던 사람인데 지금은 세상에 없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급적 하려고 애쓰는 게 하나 있다. 누군가 생각날 때 생뚱맞을 수도 있지만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안부 묻기.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누군가를 생각하고 있는데 그 사람에게서 연락이 온 경험들이 있을 거다. 그 순간들이 참 기뻤는데 나도 그런 경험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스스로 기대하면서 때로는 뻘짓도 한다.

바쁘다는 연말연시, 소식 듣고 전하기로 더 바빠져 보자. ‘만나야지’ 하며 한켠에 밀어뒀던 약속들을 실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

lark3@seoul.co.kr
2019-12-1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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