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식물맹(植物盲)/이동구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식물맹(植物盲)/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이동구 기자
입력 2020-05-26 22:50
수정 2020-05-27 02:3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꽃이나 식물들의 이름을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몇 가지를 제외하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식물맹 수준이다. 꽃 이름이나 식물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엄청 부럽다.

올봄에는 가족이 함께 나들이할 곳도 마땅찮고 해서 도심 공원들을 몇 번씩 찾았다. 평소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봄꽃이나 식물들에 호기심이 새록새록 생겼다. 창포인가, 수선화인지, 무슨무슨 아이리스라는 학명의 꽃들이 여럿 있어 일일이 물어본 적도 있다. 생김새가 비슷비슷해 정확히 구분하기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어설프게라도 수선화와 창포꽃을 구별할 수 있게 돼 뿌듯했다.

세상사 마음 가는 것이라야 그것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된다. 꽃과 식물, 나무들의 이름을 모른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없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는 말은 핑계일 것이다. 집에서 키우는 몇 종류 되지 않는 화초들조차 그 이름을 모르고 살았으니 미안함마저 든다. 사무실 책상 뒤에 놓아둔 난 화분을 수차례 고사시킨 것도 모두 이런 무관심 때문이 아닌가. 이름 모를 잡풀이든, 화초든, 풀벌레든 모든 살아 있는 것에 좀더 애정을 쏟아 보고 싶은 계절이다.

yidonggu@seoul.co.kr

2020-05-27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