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주택시장 붕괴 미리 알았다

골드만삭스 주택시장 붕괴 미리 알았다

입력 2010-04-26 00:00
업데이트 2010-04-2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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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경영진 이메일 공개… “금융위기 때 큰수익 자랑”

“마치 자신을 만든 창조주에 반기를 드는 괴물 프랑켄슈타인과 같다. 불과 한달전 100달러였던 상품이 현재 93달러로 곤두박질쳤다.”(2007년 1월, 파브리스 투르)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부채담보부 증권(CDO) 사기혐의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파브리스 투르가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미 주택시장의 붕괴를 미리 예측한 것으로 밝혀졌다. 골드만삭스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무너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가장 위험한 모기지로 구성된 CDO라는 상품을 개발, 시장에 판매했다는 의미로 해석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미 상원 분과위원회는 오는 27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 로이드 블랭크페인 등이 참석하는 청문회를 앞두고 투르와 지난 2007년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될 때 큰 수익을 냈다고 자랑하는 골드만삭스 핵심 경영진의 이메일을 공개했다고 AP통신·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24일 보도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2007년 11월18일에 작성한 이메일에서 “물론 우리는 모기지 사태로 인한 혼란을 피할 수 없었다.”면서 “우리는 돈을 잃었고, 그후 잃었던 것보다 더 많이 ‘숏 포지션’으로 인해 벌었다.”고 밝혔다. ‘숏 포지션(Short Position)’은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매도하는 것으로, 주택시장 거품이 터질 때 골드만삭스와 소수의 주요 헤지펀드들은 숏 포지션을 취했다. 반면 다른 투자자들에 대한 그들의 다수 의견은 곧 상승한다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어 매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골드만삭스 경영진의 일원인 도널드 멀린도 2007년 10월 또다른 경영인 마이클 스웬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많은 돈을 벌게될 것 같다.”라고 적고 있다. 칼 레빈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당시의) 이메일들은 골드만삭스가 모기지 시장에서 투기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2007년 모기지 사업부문에서 10억 2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골드만 경영진들이 시장의 붕괴 사실을 미리 알고 시장가격이 하락할 때 이익을 볼 수 있는 ‘숏 포지션’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방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회사가 CDO상품으로 큰 이익을 얻지 못했고 이 같은 이메일이 시장의 붕괴를 확신할 것을 나타내는 증거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골드만삭스 루카스 밴 프래그 대변인은 이날 “2007~2008년 주택시장에서 12억달러의 손실을 본 이후로는 ‘넷숏(순매도) 포지션’을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프래그 대변인은 상원 분과위원회가 2000만쪽에 달하는 문건에서 4개의 이메일을 선별한 것에 대해 “청문회에서 증언을 듣기 전에 결론을 미리 내리려 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2010-04-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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