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서 유조차 폭발…최소 230명 사망

민주콩고서 유조차 폭발…최소 230명 사망

입력 2010-07-05 00:00
수정 2010-07-0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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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아프리카에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2일(현지시각) 오후 전복된 유조차가 폭발하면서 한 마을 주민 230여명이 불에 타 숨지고 200여명이 다치는 참극이 일어났다.

3일 AFP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께 부카부에서 남쪽으로 60마일 떨어진 사우스 키부주(州)의 부룬디 접경 마을 상게(Sange)를 지나던 유조차가 전복되면서 새어나온 휘발유가 폭발, 가옥 수십채가 불에 탔다.

특히 어린이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모여 네덜란드와 브라질 간 월드컵 8강전을 시청하던 간이극장이 화염에 휩싸여 인명 피해가 컸다. 이 간이극장은 폭발현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멘디 오말란가 공보 장관은 유조차가 먼지 이는 도로에서 버스를 앞지르려다 전복됐다면서, 운전사는 목숨을 건졌으나 새어나온 휘발유를 깡통에 담으려던 한 남자의 담뱃불이 휘발유에 옮겨붙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부카부의 한 경찰은 이 사고가 유조차의 ‘과속’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유조차는 4만9천ℓ의 휘발유를 수송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유조차에서 흘러나온 휘발유를 퍼 담으려고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면서 “몇 분 뒤 폭발이 일어나면서 화염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달아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불길에 휩싸여 재로 변해 갔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유엔 평화유지군 병사 5명이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지시했지만 사람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휘발유가 폭발하면서 흙과 풀로 지어진 집 수십 채와 엉성한 판잣집들을 덮쳤고 화염은 100m까지 이어졌다.

현재 유엔 헬리콥터가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기기 시작했으며 콩고군도 구조작업을 돕도록 급파됐다.

현장에는 거리에 검게 그을린 시체가 흩어져 있고 적십자사 직원 등이 수㎞ 떨어진 곳을 오가며 이를 수습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의약품을 지원하는 한편 병원으로의 부상자 수송을 준비 중이다.

마르셀린 시샴보 사우스 키부주 지사는 “오늘 정오께 상게 마을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사망자 수가 230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부상자도 105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쟝 클로드 키발라 부지사는 “정말로 참혹한 광경이 거리에 펼쳐져 있다”며 “아무도 울지도, 말하지도 않는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현지 적십자사는 어린이 61명과 여성 36명을 포함해 시신 221구를 수습했으며, 214명이 부상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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