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사살이후] 오바마 ‘놀란 눈빛’… 뭘 본걸까

[빈라덴 사살이후] 오바마 ‘놀란 눈빛’… 뭘 본걸까

입력 2011-05-06 00:00
수정 2011-05-0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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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살 아닌 은신처 진입 장면만 본 듯

도대체 오사마 빈라덴 사살 당시 은신처 안은 어떤 상황이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얼마나 자세히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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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를수록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다른 사실들이 속속 전해지면서 빈라덴 사살 당시 상황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리언 패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P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물론 오바마 대통령도 빈라덴이 총을 맞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작전 돌입 전 미 해군 특수부대 요원들이 은신처로 접근할 때와 작전 종료 후의 현장 화면은 백악관으로 전송됐지만, 정작 은신처 내부에서 작전을 펼친 20~25분간은 화면 전송이 없었다는 것이다.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 속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잔뜩 긴장한 표정,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놀란 듯한 얼굴로 화면을 주시하는 모습은 빈라덴이 총을 맞는 장면을 목격한 순간이 아니라 은신처 진입 전이나 후의 모습을 봤을 때의 것이라는 얘기다.

그의 말을 뒷받침하듯 이 사진 속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 다른 사람들은 그다지 긴장하거나 놀란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은신처 내부 작전 상황이 베일에 가려짐에 따라 작전 요원들의 보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장의 진실’에 대한 신뢰성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사살 이후 미 정부의 발표 내용이 오락가락했던 것도 작전 요원들이 거짓말을 했거나 상황을 유리한 쪽으로 보고했기 때문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현장상황을 보고받았다는 백악관의 발표도 화면 생중계를 봤다는 얘기가 아니라 시간대별로 오디오를 통해 보고를 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작전 당시 특수부대 요원들의 헬멧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어 마음만 먹으면 은신처 내부 작전 생중계가 가능했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애초부터 사살을 목표로 하고 현장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였을 수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작전 당시 상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대답을 피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05-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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